조선시대판 007’ 이 되길 바라는 마음
조선시대판 007’ 이 되길 바라는 마음
  • 김정주
  • 승인 2018.02.16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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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명탐정 3’ 리뷰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이미지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이미지

개인적으로 조선명탐정 시리즈 중 1편을 제일 재미있게 보았다. 이유는 이렇다. 조선 시대 라는 배경은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온갖 미신과 억측들이 난무하던 시대였다. 그런 유령의 숲’(떠람데오 루터편 참고) 같은 시대에서 김명민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추리로 사건들을 해쳐나간다. 그 어울리지 않음 가운데 오는 시원함이 영화의 매력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이 가장 뚜렷하게 강조된 것이 1편이었다. 그래서 재미있었나보다.

그리고 이러한 시리즈물에서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새로운 도구이다. ‘007’이나 킹스맨같은 시리즈물을 볼 때에 우리가 속편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과연 이번에는 얼마나 기발한 도구가 등장해서 우리의 시각과 뉴런을 즐겁게 할 것인가 이다. 근데 이번시리즈 3에는 그런 도구라고 할 만한 것은 부채 말고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건 좀 너무 했다 싶다.

시리즈 2에 접어들면서 앞서 말한 매력들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3에 와서는 거의 소멸되어버렸다. 지나치게 1차원적인 사건들에, 1차원적인 추리, 즉 음 이러이러하게 진행이 되어서, 이러이러하게 되겠구나 하는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뭐 어찌 보면 이렇게 진행을 시키는 것이 보기에는 더 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1편에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나를 비롯한 어떤 관객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주었을 것같다.

이러한 매력을 과감히(?) 버리고, 오직 김명민과 오달수의 연기력에만 많은 의존을 보이니 어떤 웃음의 포인트들이 자연스럽게 뻥뻥 터지기 보다는 힘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 부분은 시리즈 2가 제일 심했다. 정말 민망할 정도로 너무 웃어 ! 웃어 줘야 해 ! 하고 힘을 주는 것 같아서, 보는 나는 참 민망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웃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앞에서 언급한 매력을 주는 이질감 속에서 오는 시원함, 그 속에서 유지되는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함께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다. 그런데 올드보이를 패러디 한 것은 정말 참신했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이미지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 이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 3의 여러 가지 어정쩡함과 어설픔 등을 다 채워버리는 것은 김지원이라는 배우의 존재였다. 아니 얼굴이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의 윤 중위와 쌈 마이웨이의 애라의 캐릭터를 적당히 섞어 놓은 것 같은 연기가 돋보였다. 앞에서 실컷 말한 아쉬움들이 밀려오려고 할 때면, 닥치고 내 얼굴이나 봐 하는 듯 그 얼굴을 크게 클로즈업 해주어서 모든 잡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1편에서는 한지민, 2편에서는 이연희, 3편에서는 김지원,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배우들을 히로인으로 캐스팅 한 것에는 이런 영화의 부족함을 커버하려는 다분한 의도가 있지는 않았을까?

이른 아침에 조조로 혼자 가서 k열 한열을 독차지하고 혼자 앉아서,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영화를 본 것 때문에 생각이 많아져서일까, 무튼 1편을 너무나 재미있게 본 여운이 계속 남아있고 아직까지는 망작 분위기를 타지는 않았기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다. 다음 시리즈가 나와도 여전히 볼 의향이 많다. 부디 한국 특유의 조선명탐정시리즈물로 조선판 007’ 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쓴이 김정주 전도사는, 경기도 남양주 지역에서 전도사로 사역하다. 지금은 신학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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