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공부', 이런 책을 기다려왔다
'신학공부', 이런 책을 기다려왔다
  • 박진아
  • 승인 2017.11.05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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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신학 공부(질문으로 푸는 조직신학 1), 예책, 2017년
김진혁, 신학 공부(질문으로 푸는 조직신학 1), 예책, 2017년
김진혁, 신학 공부(질문으로 푸는 조직신학 1), 예책, 2017년

김진혁 교수님이 책을 낸다고 말씀하였을 때, 그 날이 속히 오길 기다렸다. 교수님께서 드디어 책을 내신다니!! 조직신학 책이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과연 어떻게 쓰셨을지 정말 궁금했었다. 조직신학 책이니 기본적으로 매우 두껍고 엄청나게 많은 내용들로 가득 찬, 그야말로 "조직신학 책다운 책"을 상상했다.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 웨인 그루뎀(Wayne Grudem), 알레스터 맥그래스(Alister McGrath)의 책을 보라.

그런데 어느 날, 나의 페이스북 담벼락에서 누군가가 신간이 나왔다며 공유를 했는데 제목이 "신학 공부"였다. 책표지와 제목을 보고 "우와, 정말 재미없는 책이 하나 나왔네. 어쩜 표지도 저렇게 지루하게 생겼을까.."라고 생각하며, 별 신경도 쓰지 않고 스크롤을 휙 내려버렸다. 그런데 이럴 수가...! 그 재미없게 생겼다고 생각한 그 책이 교수님의 책이었던 것이다.

아니, 제목이 신학 공부라니...? 공부 덕후(무엇인가에 열중하는 인물을 뜻하는 조어로,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들도 부담을 느낄 제목 아닌가? 그런데 이 책, 묘하게 끌린다. 보면 볼수록 표지도 미스터리한 웹툰(Webtoon)의 한 장면 같다. 그리고 마침내 목차를 열었을 때, 나는 지루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나를 반성했다.

이 책은 앞으로 나올 두 권을 더해 총 세 권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책인 이번 책의 부제는 "하나님과 세계"로써,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신학의 정의와 자료, 2부는 신론, 3부는 하나님과 세계이다. 각 부의 제목만 보아서는 조직신학답게 굉장히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들로 가득 차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각 부에 달린 소주제들을 봐야 한다. 모든 소주제가 질문들이다. 그런데 그 질문들이 심상치 않다. 감히 교회에서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들에게 물어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 질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가톨릭 성서의 외경을 개신교인이 읽어도 될까?" 이런 질문을 어떻게 감히 교회에서 목사님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너무 궁금했던 질문이지 않는가?

신학 공부는 그동안 정말 너무나 궁금하고 알고 싶었지만 가슴속으로 삭힐 수밖에 없었던 질문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려, 저자 특유의 균형 잡힌 시선으로 그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다. 단순히 "된다" 혹은 "안 된다"가 아니라, 그 주제와 관련된 중요 정보들, 예를 들면 역사적 흐름이나 조직신학 사상 및 개념들을 간결하지만 심도 있게 설명한 다음,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답한다.

중요한 내용이 다 담겼지만, 결코 무겁지 않고 무겁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책도 아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는 것 또한 저자의 능력인 것 같다. 조직신학 책을 이렇게 술술 읽히게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도 중요한 기독교 진리를 설명해내는 점에서 도전이 되었고 또 감사했다. 이런 공부라면 평생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런 책을 기다려왔다.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랐던 분들, 두꺼운 조직신학 책을 의욕을 갖고 사 들였지만 몇 장 읽지 못하고 내려놓아야만 했던 분들, 내가 도대체 뭘 믿고 있는 건지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 기독교에 대해 그냥 질문이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을 진심으로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글쓴이 박진아는, 목회학 석사(M.Div) 과정 졸업을 앞둔 고민많은 신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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