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교회가 교회를 해체하여야 하는
어쩌면 교회가 교회를 해체하여야 하는
  • 옥성득
  • 승인 2018.01.1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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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에머리 화이트, 종교없음 - 종교를 갖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베가북스, 2014년
퓨 연구소
퓨 연구소

 

2014Baker에서 나온 책이 바로 번역되어 나왔지만 얼마나 읽히는지 궁금하다.

"예수님은 저서를 남기지 않고 회중을 남기셨다" (뉴비긴,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 227)

지난 10년간 껍데기만 남은 제도 종교를 떠나는 무종교인이 급증했다. 이 책은 미국에 대한 분석이므로, 한국의 무종교인과 '전환기에 있는 영혼''가나안성도'에 대한 학술적이고 책들이 더 나오면 좋겠다. 과거엔 청년 때 교회를 떠났다가 30대에 돌아오거나, 50대에 돌아왔으나, 이젠 그런 일이 적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대체로 Nones는 자유를 중시하고, 민주당, 낙태 찬성, 동성애 찬성하는 진보주의자 혹은 온건파들로 종교에 대해 비적대적이다. 이를 백인의 '세속화'로 보지만, 그들은 '영적'이고 '다원적'이다. 미국은 60년대 종교사회학의 예언과 달리 세속화로 가지 않고 다원주의로 갔다. (피터 버거) 그러나 실제로 그 이상의 일이 일어났다. 사유화된 신앙에서 종교를 버리는 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세속화 + 사유화 + 다원화 = 무종교가 되고 있다. 여기에 번영 신학이라는 유물론적 신앙이 다수 교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범주들을 참고하되, 다른 범주들을 찾아 무종교인의 발생 원인과 그들의 정체성을 연구해야 한다.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 종교없음 - 종교를 갖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베가북스, 2014년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 종교없음 - 종교를 갖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베가북스, 2014년

이 책에서 언급하는 혐오, 위선, 구닥다리, 정치와의 야합, 현실에서 동떨어진, 둔감, 지루, 배타성, 혼합성, , 권력 등으로 특징되는 고리타분하고 진리를 떠난 가짜 영성의 '나쁜 교회'는 한국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한국교회에는 교인들의 봉사와 헌신을 강요하는 문화가 청년들에게 피곤과 귀찮음을 주는 것이 교회를 떠나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이미 변해 버린 사회와 동떨어진 문화인 교회를 떠날 때 청년들은 현실로 돌아와 꿈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때 진정한 하나님 나라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미국이나 한국의 복음주의가 반지성주의의 주요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수주의 교회는 "지진의 원인은 목회자 과세 때문이다"는 식의 골통만 만들어 왔음을 회개해야 한다.

이 책도 마지막 장에서 교회론으로 돌아가 어떤 회중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러나 한국 상황과 동떨어진 논의로 마감하고 있다. 결국 그 부분은 한국 신학자들과 운동가들의 고민이다. 교회를 떠난 이들을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어쩌면 교회가 교회를 해체하고 떠난 이들이 있는 광야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좀 더 공부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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