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부흥을 바라며
진정한 부흥을 바라며
  • 옥성득
  • 승인 2018.01.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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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득 교수의 한국사 - 111년 전 평양대부흥과 오늘의 과제(3)

부흥은 성령 사건이요, 성령은 그리스도의 영이며, 그리스도는 구약의 세 가지 직분을 완성하신 메시야이다. 메시아의 3중직은 제사장, , 예언자이다.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이상적 인간형이기도 하며 팔복이 말하는 복된 삶이기도 하다. 1) 제사장: 가난한 마음, 애통하는 마음, 깨끗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지만 근본적인 인간의 죄성과 세상의 악은 하나님만 치유할 수 있다고 믿고 기도하는 예배자이다. 예배(service)는 종이 되는(servanthood) 훈련장이다. 2) : 이는 지혜로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생태계와 인간 사회의 질서와 평화를 다스리고 지키고 연구하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통치와 평화를 바라는 지도자(leadership)의 삶이다. 3) 예언자: 정의에 주리고 목말라 정치와 제도와 교회의 부패와 부정의와 불공평과 차별을 보면서 타협하지 않고 때로는 순교까지 각오하고 권위 있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매일의 삶 속에서 증인으로 사는 순교(martyrdom)의 삶이다. 이 세 가지를 통합해서 그리스도의 분량까지 자라는 것이 진정한 부흥이다.

성경은 지혜와 예언과 묵시의 세 가지 전통을 통전적으로 결합한다. 첫째, 지혜자의 삶이다. 정상적인 사회에서 우리는 지혜와 지식으로 하나님이 맡기신 생태계를 다스리는 청지기로 산다. 일상적으로 우리는 질서 유지자, 사업 경영자, 가족의 일원으로 산다. 둘째, 예언자의 삶이다. 청지기들이 불의한 길로 가서 공동체가 위기에 빠질 때 그리스도인은 이를 고발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선지자로 산다. 기존 질서에 대한 비판자, 감시자, 충고자, 변혁자, 직원, 노조원, 자녀로서 지금 여기에서 정의 실현을 추구한다. 셋째, 묵시자이다. 세계 질서가 흔들리고 문명사적 전환기에 범지구적인 위기를 당할 때 종말의 새 하늘과 새 땅의 계시를 본 자들은 하나님의 왕국의 소망을 전하는 꿈꾸는 자요 예배자로 산다.

부흥을 바라는 그리스도인은 이 삼중적인 삶의 양상을 통합하며 산다. 때로는 지혜가 필요하고, 때로는 예언이 필요하며, 어떤 때는 묵시가 필요하지만, 셋이 분리된 것은 아니다. 개인의 삶도 일반적으로 보면 청년기의 선지자 시기, 중년기의 지혜자 시기, 노년기의 예배자 시기가 있지만, 이 셋이 함께 가고 통합될 때 부흥의 삶이 회복된다. 천지인의 세 관계 속에서 보면 성령께서는 바른 관계를 회복시킨다. 하나님 앞에서-단독자, 신자 간-동역자, 사회에 대한-개혁자, 물질 자연에 대해서는-청지지로서 사는 것이 성령으로 사는 자이다.

111년 전 1월 성령이 평양에 쏟아 부어졌을 때 사람들은 통곡하며 회개하며 나라가 망하고 사회가 어지러운 것이 모두 자신들의 죄 때문이라고 울며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회개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성령을 모신 거룩한 성전이 된 그들은 주색잡기를 끊고 우상과 첩을 버리며 종을 해방하고 이웃과 화해했다. 일치의 영을 받은 그들은 동역자로서 장로회와 감리회를 넘어선 예수교로 하나 되자는 운동을 펼쳤다. 질그릇에 거룩한 보물인 복음을 담은 자들은 날 연보와 쌀 연보를 바치며 전도와 선교에 나섰다. 개혁자로서 한국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교육 운동, 절제 운동, 민족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전쟁과 기근과 전염병의 창궐과 국가 멸망의 파국 앞에서 태극기와 십자기를 함께 걸고 하나님 나라를 소망했다.

이상 본문은 옥성득, 첫 사건으로 본 초대한국교회사(짓다, 2016), 317~326에서 가져와 일부 수정한 것이다.

1886년 신년기도회 때부터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기도한 결과 30년 만에 대부흥이 일어났다. 2007년 전후에 잠깐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기도하던 열기가 한두 해 후에 사라졌다. 부흥은 20년 이상 기도한 결과이므로 기도를 중단하는 죄를 범하지 말자. 우리의 기도는 천국 성전의 향기로 쌓이고 있다. 한 세대의 기도가 다음 세대에 부흥을 가져온다. 111년 전 부흥 운동은 한국 개신교를 세웠다. 그러나 1920년대 이후 변질된 부흥회에 물든 한국 교회는 신사에 절하고, 해방 후에는 권력과 돈에 절하고 말았다. 다시 한 번 약한 모습, 깨어진 모습, 과거의 죄상을 솔직히 드러내어 놓고 회개의 기도 자리로 내려갈 때, 질그릇 같은 한국교회에 하나님의 성령의 능력이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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