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Titanic), 20년 만에 다시 출항한다.
타이타닉(Titanic), 20년 만에 다시 출항한다.
  • 이진영
  • 승인 2018.01.09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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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시간만큼 다양해진 감상 포인트와 함께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잭 도슨 역), 케이트 윈슬렛(로즈 드윗 부카더 역), 상영시간 : 194

1998년 국내 개봉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세월이 흘러도 식지 않는 워너비 로맨스를 꿈꾸게 해줬던, <타이타닉>1997년 개봉한 이후, 2012년 재개봉, 20주년을 맞아 2018년 두 번째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 석권, 영화 흥행 전 세계 2위 등, 관련 기록과 수식 어구를 열거하기에도 끝이 없는 이 영화는, '영원으로 기억될 세기의 로맨스' '세상 끝까지 함께 할, 단 하나의 운명, 단 한 번의 사랑'이란 카피와 함께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뱃머리에 서서 나는 세상의 왕이다(I am the king of the world)!'를 외쳤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앳된 젊은 시절 모습을 다시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타이타닉>1912, 아일랜드에서 뉴욕으로 항해하던 당시 세계 최고의 초호화 크루즈 타이타닉호와 거기 승선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꿈의 배는 가라앉을 수 없다면서 안전기술을 자랑했지만, 빙산과 충돌하면서 무력하게 두 조각난 후, 북대서양 바닷물 속에 가라앉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후, 배와 함께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보석 대양의 심장을 찾아 전력투구하는 탐사대. 그러나 이 탐사를 통해서 찾아낸 것은 그 다이아몬드가 아닌, 오랫동안 그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던 슬프면서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였다.

기울어진 가세를 어쩌지 못해, 어머니의 강압으로, 돈 많은 약혼자와 함께 미국으로 향하는, 상류층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 부둣가 술집에서 도박하다가 타이타닉 삼등칸 티켓을 얻은 가난한 화가 잭, 어쩌면 너무 짧았기에 가능했던 뜨거운 사랑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 사랑에 현실적 비개연성을 부여하기에는,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고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사라지면서 남긴 잭의 마지막 부탁은, 너무 애달프다.

내가 받고 싶은...
최고의 선물은...

꼭 살아남는단 당신 약속이야
포기하지 말고
꼭 살아남아야 돼
한 줄기 희망조차 없어도
약속해, 로즈
그 약속 절대 잊으면 안 돼

잭과 했던 약속대로 로즈는 살아서 남았고, 적어도 잭으로 인해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삶을 찾아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잭이 로즈의 목숨과 삶 모두를 구한 남자였다는 사실을, 이젠 할머니가 되어버린 로즈가 담담하게 고백한다.

원래 여자의 가슴은 비밀의 바다거든
하지만 이제 모두 잭 도슨을 알게 됐군
내 인생을 구한 남자가
바로 그 배에 탔었던 거지
난 잭의 사진 한 장 없어
내게 남은 건 아련한 기억뿐이지

엄청난 로맨스 신드롬을 남겼던 이 영화가 국내에서 최초 개봉되고 20년이 흘렀다. 영화는 스크린에 걸리는 순간 관객의 것인 만큼, 그 세월만큼의 새로운 관객과 관점이 영화와 만날 것이다.

1998<타이타닉> 최초 개봉 당시, 극장 스크린은 한 줄이 8.5 글자(띄어쓰기 한 개 포함)를 넘지 못하는 세로 자막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글자 수의 제한을 받지 않는 가로자막으로 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 <타이타닉>의 저주라는 말이 따라 다닐 정도로 아카데미 상복이 없었던 남녀 주인공도 한풀이를 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2009<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2016<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었으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당시 우리는 IMF 구제 금융 직후, 치열하게 삶을 헤쳐 나갔으며, 첫 민주 정부를 맞아 환호했으나, 이후 역사의 소용돌이는 계속됐고,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며, 이는 촛불 혁명과 새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타이타닉의 침몰 뒤에도, 빙산이라는 자연 재난적 요인 이전에 '최고최대그리고 ‘1만을 상위 등급으로 분류하는 저급한 자본주의가 자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치졸한 인간의 이기심은 어떠한가? 구명보트에서 앉아 겨우 목숨은 구했지만, 죽어가는 사람들을 코앞에서 지켜보아야만 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인 몰리(캐시 베이츠 분)는 이렇게 말한다.

이러다 죽는 건가
살 수 있을까...
그러나 누구도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지

'세상 끝까지 함께 할, 단 하나의 운명, 단 한 번의 사랑'을 태운 <타이타닉>의 침몰은, 인간의 오만과 무책임이 빚어낸 참사였다는 아픈 성찰이어야 하며, 남은 자들의 삶의 무게를 재조명하는 질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달라진 세상, 새로운 시대를 희망하는 2018, <타이타닉>, 21일 메가박스 단독 출항으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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