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0년 안에 가톨릭국가에서 이슬람국가로?
이탈리아, 10년 안에 가톨릭국가에서 이슬람국가로?
  • 김동문
  • 승인 2018.01.05 0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일보 화면 갈무리
A일보 화면 갈무리

유럽의 급격한 이슬람화로 인해 이탈리아가 10년 안에 가톨릭 국가에서 이슬람 국가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기독교 매체가 지난 118일에 보도한 내용이다.

이 기사에서 언급한 내용과 관련하여 팩트 체크를 한다. 팩트 체크를 위하여 다음 세 가지 자료(기사 등)를 서로 비교한다. 기독교 매체 A일보(A), A일보가 인용한 영국의 크리스천투데이(C)와 영국의 데일리 메일(D), 그리고 데일리 메일이 인용했다고 언급한 이탈리아통계청 자료(I) 등이다. 그러나 기사를 공유하거나 인용하는 과정에 크고 작은 논점의 차이가 엿보인다.

어떤 형태이든 기사나 글 안에는 사실, 추정, 주장, 해설이 뒤엉켜져 있다. 이른바 다른 취재원의 말을 대신 전달하는 제3자의 '전언' 방식조차 섞여 있다. 게다가 취재원의 부정확한 정보나 고의적인 본질 흐리기도 글이 담고 있는 함정이다. 어떤 점에서 미디어는, 독자(시청자나 청취자 또는 대중)가 이것을 믿어주기를 바라는,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다.

 

A. 기사 비교

1. A - “16(현지시간) 영국 유력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는 이탈리아 폼페이 명예사제인 카를로 리베라티의 말을 인용해 유럽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동성결혼 등) 도덕적 타락을 수용하고, 유럽 내 무신론자들의 수가 늘면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내 무슬림 수가 급증하고 있다”..

Christian Today
ⓒChristian Today

C - “that the rise of atheism in Europe, along with the acceptance of moral decadence that "goes against God," is triggering the rise of Islam in Italy and other places, the Daily Mail reported.“

동성결혼 등’, ‘무슬림 수가 급증등의 표현은 A 신문이 자체적으로 덧붙인 해설로 보인다.

2. A - “우리의 무지로 인해 10년 안에 우리 모두(이탈리아)는 무슬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 D - 'In 10 years we will all be Muslims because of our stupidity.

위에서 보는 것처럼 데일리메일과 크리스천투데이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주장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뒤에 정리할 것이다.)

3. A - 리베라티 사제는 지금 이탈리아와 유럽은 이방적이고 무신론적인 방식으로 살고 있다이들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법을 만들고 우상숭배에 합한 전통을 갖고 있다. 이 모든 도덕적·종교적 타락은 이슬람이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C, D - “Italy and Europe live in a pagan and atheist way, they make laws that go against God and they have traditions that are proper of paganism. 'All of this moral and religious decadence favours Islam.”

위에서 보는 것처럼 데일리메일과 크리스천투데이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A일보의 이슬람이 선호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그 의미가 다소 모호하다. “이 모든 도덕적, 종교적 타락은 이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고, 또한 취재원인 리베라티 주교의 개인 의견이기에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하나의주장일 뿐이다.

DailyMail
ⓒDaily Mail

 

4. A - “실제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1970년대 약 2,000명이었던 이탈리아의 무슬림 인구는 40년이 지난 지금 무려 200만 명 가까이로 그 수가 급증했다. 이는 지난 수 년 간 중동과 아프리카로 부터 무슬림들의 유입과 이민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C - According to the Daily Mail, there were only around 2,000 Muslims residing in Italy in 1970. Four decades later, the number has grown to two million, partly due to the increased migration of Muslims from the Middle East and Africa over the past few years.
D - The number of Muslims residing in Italy has skyrocketed from 2,000, during the 1970s, to over two million at the end of 2015, according to official Italian statistics.

5. A - 리베라티 사제는 일부 신학교 학생들의 수는 줄고, 교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C - Liberati cited more proof of Christianity's decline in Italy, including diminishing number of seminary students, his assertion that the Church "does not work well"
D - He added: 'We have a weak Christian faith. The Church nowadays does not work well and seminaries are empty.

6. A - 기독교인들과 달리 무슬림들은 자녀를 2~3명씩 낳으면서 수를 불리고 있다
C - and the fact that Muslim couples "have children and we do not."

D - In addition to this, they have children and we do not. We are in full decline.'

A일보와 인용 매체의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은 무슬림들은 자녀를 2~3명씩 낳으면서 수를 불리고 있다는 것은 기독일보의 해석이다. 인용 매체의 논조의 이탈리아인들의 낮은 출산율을 지적하는 것으로 읽어야 할 것 같은데, 기독일보는 인용 매체에 없는 해석을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7. A - 기독교 인구 감소와 정비례한 무슬림 인구 증가의 주된 원인을 언급했다.
C - "We are in full decline," the archbishop lamented. "Parishes are the only thing still standing. We need a true Christian life. All this paves the way to Islam.“
D - “'Parishes are the only thing still standing. We need a true Christian life. All this paves the way to Islam...“

크리스천투데이나 데일리메일의 위와 같은 언급은 다른 느낌이다. 폼페이 명예사제인 카를로 리베라티(79)는 교회의 교회다움 회복, 기독교인(가톨릭 신자)의 바른 신앙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B. 팩트 체크

1. “유럽의 급격한 이슬람화로 인해
A일보 기사에 담긴 유럽의 급격한 이슬람화라는 표현은 인용 출처인 데일리메일이나 크리스천투데이와 다소 다르게 A 일보가 강조한 것이다. 유럽은 급격하게 이슬람화되고 있는가? 무슬림난민과 이민자의 증가로 이전에 비하여 무슬림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급격하게라는 표현이 주는 그런 느낌은 객관화가 필요하다. 퓨 연구소는 2050년의 유럽의 무슬림 인구 비율은 10.2%에 이르고, 기독교인 비율은 65.2%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Pew연구소(http://www.pewforum.org/2015/04/02/europe/)
Pew연구소(http://www.pewforum.org/2015/04/02/europe/)  ⓒPEW연구소

2. “이탈리아가 10년 안에 가톨릭 국가에서 이슬람 국가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탈리아의 명예주고 리베라티가 이런 주장을 했는지 아닌지는 별도의 이슈이다. 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주장 자체가 근거 있는 것인가는 또 짚어야할 주제일 뿐이다. 지금 이탈리아 국민의 종교 인구 비율중 기독교 인구는 71.1%, 무슬림은 0.4%(25~ 30만 명 추산http://www.cesnur.com/il-pluralismo-religioso-italiano-nel-contesto-postmoderno-2/하고 있다. 이탈리아 거주 외국인을 포함하면, 개신교 1.1%를 포함하여 71.4%이고, 무슬림은 3.1%http://riforma.it/it/articolo/2016/02/01/litalia-e-le-religioni-nel-2016에 이른다.

리베라티 명예주교의 주장은 그의 사견일 뿐정확한 근거나 추론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없다이탈리아로 유입되는 순수 이민자 증가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또한 유입 이민자의 절반 이상은 기독교인이다. 이탈리아 상주인구는 6천 만 명이고, 기독교 인구 비율은 70%가 넘는다. 인구로는 4300만 명 정도이다. 해마다 2~3백만 명의 이탈리아인 기독교인이 무슬림으로 개종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리베라티의 우려는 현실이 될지 모른다.

 

맺는 말

A일보의 기사는 영국의 크리스천투데이를 인용했다. 영국의 크리스천투데이는 영국의 데일리 메일을 인용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이탈리아의 공식 통계를 언급했다. 이탈리아의 공식 통계는 데일리메일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공식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듯하다.(이탈리아 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긴 하다.) Daily Mail 데일리 메일이나 Christian Today 크리스천투데이 매체 자체의 기사 논조에 대해서는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인용문 사이사이에 추가된 매체 나름의 추론, 추정, 주장과 뉴스 취재원의 주장에 대한 팩트 체크는 번거롭다. 그렇지만, 무관심했던 또 다른 사실, 사람들에게 눈길을 두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눈길에 편견 또는 오해를 강화시키는 계기라 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매체에 나와 있는가 보다 그 매체는 신뢰할만한가? 취재원은 공정한가? 그 주장은 근거 있는 것인가? 합리적 의심은 계속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