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
기독교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
  • 김은득
  • 승인 2017.12.3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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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휘튼칼리지 신학 컨퍼런스(4월 4-5일) '길르앗의 향유' 준비중

201844-5일에 휘튼 칼리지에서 <길르앗의 향유: 메릴린 로빈슨과의 신학적 대화 (Balem in Gilead: A Theological Dialogue with Marilynne Robinson)>라는 메인 테마를 가지고 신학 컨퍼런스가 열린다.

Marilynne Robinson
Marilynne Robinson ⓒwheaton college

신학분야에서 동시대 최고의 지성들을 주강사로 선정하기로 유명한 휘튼 컨퍼런스가 이번에는 메릴린 로빈슨(Marilynne Robinson, 74)이라는 소설가를 초대하여 더욱더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 로빈슨은 한국에서는 주로 문학계를 통해 알려져 있다. /헤밍웨이 상이나 퓰리처 상등을 수상한 그녀의 저작들 중 대부분이 (번역명: 하우스키핑, 길리아드, ) 한국에 번역되어 있고, 특별히 2013년에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극찬한 소설 길르앗은 사랑과 죽음, 사회에서의 종교의 역할, 인종문제 등을 3대에 걸친 목회자 집안과 연결시켜 심도 있게 써내려 간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 본인이 로빈슨과의 인터뷰에서 소설의 주인공, 에임스 목사가 변화되어가는 세상과 자신의 신앙을 연결하고 화해시키려는 노력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아마도 에임스 목사에게서 본인을 보았을 것이라 짐작된다.뿐만 아니라, 로빈슨은 다양한 에세이집을 통해 현대문명, 핵문제, 독서, 교육 이슈 등을 다루었다.

특히 예일대에서의 강연모음집인

Marilynne Robinson의 작품들 Google
Marilynne Robinson의 작품들 ⓒGoogle

 

아담의 죽음(The Death of Adam: Essays on Modern Thought)은 현대문명에 대한 탁월한 진단으로 유명한데, 인간 본성을 억압하는 청교도 이미지로 왜곡된 칼빈과 칼빈주의를 건져낸다. 로빈슨의 주장처럼, 막스 베버보다도 더 읽혀져야만 하는 칼빈을 통해서 어떻게 현대문명에서 종교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Rowan Williams  wheaton college
Rowan Williams ⓒwheaton college

다른 주강사로 한국에도 서서히 알려지고 있는 로완 윌리암스(Rowan Williams)는 초대교회사와 영성, 철학과 종교적 미학등 다양한 주제로 영감있는 글을 쓰는 세계적인 신학자이다이번 컨퍼런스가 기존의 신학 컨퍼런스와 차별화되는 것은 세계적인 신학자인 로완 윌리암스나 종교개혁 전문가 티모시 조지등이 출동함에도 불구하고, <길르앗의 향유>라는 메인 테마가 보여주듯이, 소설가 로빈슨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문학가나 예술가등이 신학컨퍼런스에 참여한다고 하면, 사실상 보조적 역할이나 세션의 강사일 때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왜 길르앗의 향유인가? 예레미야 선지자는 딸 같은 이스라엘 백성이 치료받지 못함을 한탄하면서, 길르앗에 향유(유향)가 있지 않는가? 그곳에는 의사가 있지 않는가? (8:22) 라고 외쳤다그렇다. 잘 알려진 흑인영가의 제목, “길르앗의 향유가 있기에https://www.youtube.com/watch?v=8fcMxI_6xsk(there is a Balm in Gilead,)”처럼, 상처 입은 자들, 죄로 병든 영혼을 치유하는 바로 길르앗의 향유가 있기에,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람보다 돼지가 더 많다는 시골 아이오와주 길르앗에서 온갖 편견과 맞서 싸우면서 노예해방운동에 참여했던 목사나 그 험난했던 미국 역사를 견뎌낸 흑인노예들이나 이 모진 세상의 풍파에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길르앗의 향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현 시대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통 교리의 진술(칼빈주의로 대변되는)이나 우리의 공통선(commom good)이 아니라, 길르앗의 향유로 대변되는 기독교적 상상력이 아니겠는가!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한 것처럼,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Beauty will save the world).” 이런 면에서, 이번 컨퍼런스는 신학도나 목사들뿐만 아니라, 신앙과 예술의 병행에 고민하는 이름 없는 문학가, 미술가, 음악가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기독교적 상상력을 가지고 설교하거나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컨퍼런스는 또 하나의 컨퍼런스(a conference)가 아니라 바로 그 컨퍼런스(the conference)가 될 수도 있겠다. 휘튼 인근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홈 그라운드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겠는가!

자세한 등록 관련 상황은 이곳을 참조하라.

 

글쓴이 김은득 목사는, 칼빈신학교에서 헤르만 바빙크의 공공신학으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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