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상하고 위험한 교회에 내가 다닌다.
이 이상하고 위험한 교회에 내가 다닌다.
  • 데일리투게더
  • 승인 2017.12.13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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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교회

 

별나고 이상한 교회가 있다. , 이상한 교회 예산이다. 세상교회의 트렌드를 따를 줄도 모르고 대충 넘어가는 은혜가 없다. 2018년 예산을 다루는 제직회에서 담임목사가 자신의 연봉을 고스란히 공개했단다. 내역을 보니 많지도 않았다. 8만개에 이르는 한국 교회 중 1%의 교회에서나 볼 수 있는 파격이니 튀어 보인다.

그동안 6~7명 교역자 급여를 묶어 물 타기로 보여 주는게 상례였는데 담임목사부터 부목사, 파트타임 사역자, 사무실 간사에 이르기까지 개인별 급여수준을 떡하니 발표해 듣는 교인들을 당혹케 했다.

더욱 문제는 담임목사의 쌈지 돈처럼 쓰였던 목회활동비, 도서구입비, 심방비 등을 부교역자들과 나눠 쓰겠다니 다른 교회 목사님들이 얼마나 불편해하고 자칫 왕따가 될 수도 있는데 너무 모른다. 그것도 예산작업 과정에서 담임목사가 나서 먼저 하자고 결정했다니 이 양반도 참 이상한 분이다. 가만히 있으면 껄끄럽지 않게 기득권을 향유할 수 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더욱 요상한 것은 한국교회 대부분 목사들이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예산에 반영했다니 장로들을 비롯한 교회 리더들도 정상은 아닌 듯하다.

10억도 안 되는 예산을 짜면서 후대에 부담이 될 차입금 해소를 천명하고 우선 3천만 원을 갚겠다며 예산에 반영했다니 세상물정을 모르는 리더들이다. 나중 문제는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되는 일이고 우선 폼 나게 품위유지비도 쓰고,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교회이름도 높이고, 교역자들 급여도 빵빵하게 책정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인건비 비중은 20%에 그치고 어려운 세상을 향한 구제비는 30%를 넘어 50%를 지향한다니 세련된 교회운영은 아니다.

나아가 은혜롭고 편하게 넘기면 될 사안들을 사사건건 보고해 교인들을 괴롭히고, 각 부서대표들은 피 터지는 회의를 한다니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이 한참 부족한 교회다.(은혜로 하면 될 것을...!

덤으로, 세상 유명교회는 담임목사 세습이 문제되자 돈으로 미자립 교회를 돕는다며 위세를 떠는데, 이 교회는 소리 없이 슬그머니 10여개 어려운 교회 지원하는데 동의했다니 교인들도 이상하다. 숫자가 말을 한다면 이 교회의 예산은 이상한 지향점을 가리킨다. 어쩌면 세상 교회가 말로만 외치는 예수 공동체가 그 지향점의 끝에 있을지 모르겠다.

이 이상하고 위험한 교회에 내가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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