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은닉성 – 마태 13:1-58
하나님 나라의 은닉성 – 마태 13:1-58
  • 정현욱
  • 승인 2017.12.11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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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목사의 말씀묵상
겨자꽃, 제주도의 유채꽃을 떠올리게 한다.

비유로 여러 가지를 그들에게 말씀하여”(3)

마태복음 13장에는 일곱 가지 천국의 비유가 있습니다. 좋은 밭의 비유(3-9),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24-30), 겨자씨 비유(31-32), 밀가루 넣은 여자 비유(33), 밭에 감추인 보화 비유(44), 진주장사 비유(45-46), 그물 비유(47-50)

비유는 시작에서 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좋은 밭은 씨를 뿌리는 자체와 밭의 이야기고, 두 번째 비유는 뿌려진 씨는 일상에 깃든 또 다른 나라가 공존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겨자씨 밀가루 비유도 확장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암시합니다. 그 이후, 밭의 감추인 보화와 진주 장사 비유는 그 천국을 사야할 것을 강조함으로 독자들의 결단을 의도합니다. 마지막 그물 비유는 종말의 때에 결국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말합니다.

일곱 가지가 비유가 끝나고 주님은 제자들에게 이 모든 것을 깨달았느냐’(51)고 묻습니다. 주님은 비유를 통해 모든 것을 드러내십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회당에서 가르치십니다. 그러나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배척합니다. 그들은 묻습니다.

이 사람의 이 모든 것이 어디서 났느냐?”(56)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의 부모를 알고, 예수의 어린 시절을 알고, 예수의 형제들을 압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깊은 사상이 어디서 났는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니 너는 나보다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고, 배경도 없는데 어찌 네가 하나님의 나라를 논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도무지 용납할 수 없구나... 그들은 단지 그 이유로 주님을 배척합니다.

선지자들은 언제나 고향에서 배척 받았습니다. 평범한 그들이 갑자기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선지자가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말합니다. 내가 너를 아는데... 니 주제에 무슨... 그리고 배척합니다. 이 뿌리 깊은 배신과 시기를 보십시오. 가인이 아벨을 죽인 이유는 단순한 욕망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절대 신이 될 수 없다는 속물들이 진리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신성한 것을 부정하려 합니다. 내가 너 보다 더 나은데... 내가 너보다는 더 공부도 잘하는데... 우리 집의 문에서 구걸이나 하는 녀석이 나를 가르치려 들어.

인간의 뿌리 깊은 속물적 근성은 처절하게 아담의 후손임을 증명합니다. 아벨을 시기했던 그 시기심, 아니 내가 우주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교만이 아직 우리 안에 있습니다. 인류의 보편적 심성 속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곳은 세상이란 공간이 아닌 인간의 교만한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비유는 희망적입니다. 만약 말씀을 잘 간직한다면 백배 이상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고 확장될 것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맞바꿀만한 자들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씨가 자람은 인간의 힘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십니다. 우리는 다만 씨를 잘 간직하고, 말씀이 잘 자라도록 모든 삶의 환경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단이 뿌려 놓은 가라지도 자랄 것입니다. 주님은 가라지를 뽑지 않으십니다. 가라지는 밀과 너무나 비슷하지만 마지막 때가 되면 그 열매가 결국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천국은 숨겨져 있습니다. 좋은 땅 속에 숨겨지고, 겨자씨도 숨겨지고, 누룩도 숨겨지고, 보화도 진주도 숨겨져 있습니다. 숨겨지는 것은 보호하는 것입니다. 적들에게 들키지 않는 것이고, 숨겨짐으로 씨앗은 싹이 트게 됩니다. 보물은 드러날 때까지 숨겨져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은익성은 섭리를 통해 역사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마침내 그것이 드러날 때 그것을 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과 바꾸어야 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발견하기 전까지는 긴박성이 요구됩니다. 이제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라는 한 사람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교만은 예수의 인성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나라를 보지 못하게 합니다.

 

글쓴이 정현욱 목사는, 에레츠교회를 섬기며, 책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책벌레이다. 일상 속에 담긴 하나님의 신비를 글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글쟁이다. <생명의 삶 플러스> 집필자이며, 여러 기독교 신문과 출판사 서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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