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옥한흠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 이진오
  • 승인 2017.12.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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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인 옥한흠' 시사회
영화 광인 옥한흠 포스터
영화 광인 옥한흠

 

'광인 옥한흠'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제 저는 '광인 옥한흠'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시사회장에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김상철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작은교회 목사이기도한 김상철 감독님은 품이 넉넉한 이웃 집 형님같은 인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극장 앞에서 옥한흠 목사님의 사모님을 뵈었습니다. 연로하셨음에도 온화함과 기품은 여전히 아름답다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2007'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 옥한흠 목사께서 사데교회를 언급하며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옥한흠 목사님의 여러 설교와 강의 장면을 따라갔습니다특이한 것은 다큐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나레이션이 없었습니다. 김상철 감독님은 무대인사 시간에 이에 대해 "옥한흠 목사님의 신앙과 삶이 무슨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나레이션 없이 실제 영상과 인터뷰 중심으로 전개했습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특별히 설명되지 않아도 그가 했던 말들과 그가 살아온 삶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한 사람. 그 사람이 옥한흠 목사님이라는데 동의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더 간결하게 군더더기 없이 전개되었다 싶습니다영화는 옥한흠 목사님이 왜 제자훈련에 미쳤고, 왜 한 영혼의 목회를 외쳤고, 왜 평신도가 주체인 교회를 주장했고, 왜 교회갱신에 미쳤는가를 그가 목회했던 초창기에서 미국 유학, 교회개척, 교회갱신에 뛰어들게된 과정 등을 있는 그대로 따라가며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인간" 옥한흠에 대해서도 언뜻언뜻 보지만, 이 영화는 철저히 "목사" 옥한흠을 조명하며 그가 왜 목회와 교회에 미친 사람으로 살았는가를 소개합니다. 그는 복음을 맡은 자로서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은 죄악이며,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항변합니다. 그러면서 미치지 않고 어떻게 목사로 살고, 미치치 않고 어떻게 제자로 사느냐고 반문합니다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시대 참 존경할만한 목회자가 있었다는 것, 그런 어른과 동일한 시대를 살았다는 것이 감사했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2가지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첫째는 옥한흠 목사님의 후임인 오정현 목사에 대한 것입니다. 오정현 목사는 영화 처음 집회 장면에서 흐릿하고 멀게 한 번 등장하고, 영화 말미에 옥한흠 목사님 사모님이 옥 목사께서 병상에서 오정현 목사가 찾아왔을 때 손바닥에 "교인들에게 고맙다고 해라. 교인들에게 미안하다고 해라"라고 했다고 전하는 장면에 등장합니다. 사모임은 이를 옥한흠 목사님이 교인들에게 고맙고, 옥한흠 목사님이 교인들에게 미안했다고 전하라고 이해했다고 말하시지만,

저는 그 말이 옥한흠 목사님이 오정현 목사에게 오정현 목사가 교인들에게 고맙고, 오정현 목사가 교인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라는 것으로 들리고 보였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오정현 목사를 참아주는 교인들에게 고맙고, 그 욕망 때문에 사랑의교회와 교인들이 욕먹는 것을 미안하다고 사과하라는 의미로 생각된 것입니다. 그 장면이 그렇게 보인 것은 제 착각일 것입니다. 그리고 제 바람일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오정현 목사가 옥한흠 목사님의 "광인론"을 깨닫고 교인들에게 고맙다고, 교인들에게 미안하다고 한다면 얼마나 다행이고 좋을까요.

둘째는 사랑의교회가 숨겨져 있습니다. 옥한흠 목사가 개척해 제자훈련을 한 곳도 사랑의교회이고, 끝까지 목회하며 한국교회를 위해 함께 헌신한 곳도 사랑의교회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사랑의교회가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바로면 "" 사랑의교회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지금도 사랑의교회는 옥한흠 목사님의 가르침을 따라 제자훈련을 하고 있겠지만, 그 때 그 사랑의교회가 추구했던 한 영혼을 바라보고, 평신도를 주체로 세우고,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헌신했던 그 제자훈련도 아니고, 그 사랑의교회도 아닙니다. 이제 그 사랑의교회는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과거 이야기만 합니다. 현재 사랑의교회와 그 교회를 담임하는 오정현 목사나 당회, 순장들, 교회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또 분란 중에 고통받고 있는 갱신위 성도들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하지 않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은 2010년 소천하신 것으로 이제 추억속에 역사속에 그렇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제자 옥한흠''광인 옥한흠'도 역사 속에 이런 분이 있었다. 이런 교회를 추구했다. 이런 제자가 되기를 바랬다. 그렇게 우리는 과거를 이야기합니다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과거 역사 속에 있었던 "옥한흠"을 소환해 우리시대 우리교회와 우리들의 신앙을 되돌아보게 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가? 우리는 왜 목회를 하는가? 우리가 교회를 섬기고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우리시대 한국교회는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

영화 중에 인상적인 옥한흠 목사님의 인터뷰 장면이 있습니다. 당시 '국제제자훈련원' 원장이었던 김명호 목사께서 옥한흠 목사님을 인터뷰합니다. 옥 목사님은 당당히 자신의 목회를 돌아보면서 고백합니다. 자신이 일생을 걸어 미쳐가며 추구했던 제자도와 제자훈련은 대형교회와는 맞지 않았다고. 평신도를 세우고 평신도가 주님의 제자로서 삶의 자리에서 살도록 하는 목회는 작은 교회에 맞는 것이라고. 자신이 교회를 적절한 수준에서 분립했었어야 한다고이 고백은 '국제제자훈련원'이 발행하던 [디사이플]에 실렸습니다. 저는 당시 사랑의교회 건축 반대 운동을 하고 있었고, 이 인터뷰를 보자마자 이를 여기저기 퍼트리며 옥한흠 목사님은 이런 고백을 하는데, 정작 사랑의교회는 초대형교회를 건축하고 있느냐며 항의했습니다.

.저는 김상철 감독이 이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영화에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시대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우리시대 옥한흠 목사님이 주창한 제자훈련, 한 사람을 향한 목회, 교회갱신은 결국 적절한 수에서 분립하고, 공동체성, 일상의 제자도, 공공성, 공교회성을 지향하는 "건강한작은교회"를 향해야 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은혜의 걸음을 걸었던 우리시대 미친 목사, 옥한흠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광인 옥한흠' 공개 시사회가 아래와 같이 진행되네요.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일시 : 1218일 월요일 1030
1: 영화관람 (1030~12)
2: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을 위한 대안과 교회론” (1210~120)

-장소 : 강남역 메가박스 (2호선 9번 출구)

-진행순서: 강태우 전도사(사랑의교회 마당기도회)
1.패널토의 : 각 패널이 다음의 주제로 5분 정도 발표합니다.
 1)김상철 목사(파이오니아 21, 옥한흠 감독)“ : 광인 옥한흠영화를 만들며
 2)옥성호 집사(도서출판 은보) : 아버지 옥한흠과 사랑의교회
 
3)김명호 목사(전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일산대림교회) : 옥한흠 목사님과 제자훈련
 
4)박응규 교수님(아세아 연합신학대학교) : 옥한흠 목사님과 교회론, 목회론
 
5)양희송 대표(청어람 아카데미) : 한국 대형교회의 문제-사랑의교회, 명성교회
 
6)이화숙 교수님(전 연세대학교 법학대학원) : 사랑의교회 마당기도회가 걸어온 5

2.참석자 패널 지정 질문과 대답(30)
-참석자 자유 질문과 대답(20)

3.패널들 짧게 대답 (2-3), 참석자 의견 제시(5)

4.광고 : 저자 사인회가 있습니다.“옥한흠 목사의 설교세계”(CLC)

-관람료 : 10,000(참석자 전원에게 영화 옥한흠 DVD를 선물로 드립니다)
우리은행 예금주(김윤희) 1002 - 752 - 893701

-주차 : 사랑의 교회 강남예배당 주차장 이용가능(극장까지 5분거리)

 

글쓴이 이진오 목사는, 세나무교회 목사이며, 건강한 작은교회의 꿈을 담은 책 재편’(비아토르, 2017)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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