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의 기도', 함께 읽고 토론할만한 책
'지렁이의 기도', 함께 읽고 토론할만한 책
  • 이광하
  • 승인 2017.12.0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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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지렁이의 기도, 새물결플러스, 2017년
김요한, 지렁이의 기도, 새물결플러스, 2017년
김요한, 지렁이의 기도, 새물결플러스, 2017년

눈먼 지렁이가 온 몸으로 땅을 치대면서, 전진합니다. 김수영의 시론에 등장하는 시인처럼 온몸의, 온몸으로의 이행입니다. 지렁이에게는 걸음의 형식과 내용은 의의가 적습니다. 그저 온몸으로, 온몸을 밀고 가는 전면적인 투지만이 있을 뿐입니다. 지렁이는 지렁이일뿐, 기적적인 은사가 일어난다고 해서, 지렁이가 용이 되는 법은 없습니다.

<지렁이의 기도>는 팩트체크를 실행합니다. 이전 기도의 책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정신입니다. 예수원 대천덕 신부님도 모든 은사에 개방적이었지만, 모든 은사에 대해서 공동체의 엄격한 분별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선지자의 말은 그 열매를 보아서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듯이, 은사자의 행동도 진위를 분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렁이의 팩트체크가 그래서 반갑습니다.

수만 볼트 고압선과 가까운 집에서는 스위치를 켜지 않아도 형광등이 환하다고 합니다. 눈과 귀가 캄캄한 지렁이에게 하나님을 아는 작은 지식의 빛만 비추어도 그 영혼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전율하기 마련입니다. 하나님의 속삭임은 귀가 먼 지렁이에게는 천둥소리로 들리고, 작은 변화산을 오른 체험도 고원의 신령한 영봉에 오른 것만큼 감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곧 신비는 사라지고 다시 온몸으로 가야하는 일상만 남습니다. 다시 온몸으로 ....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가까이 다가오시는 분이니, 누구든지 기도를 시작하면 뭔가 일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기도의 열정이 생긴다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지렁이의 기도>가 그래서 고맙습니다. 굼뜬 지렁이의 기도를 깨우는 책입니다. 지렁이의 기도. 책 제목이 좋습니다. 함께 읽고 토론할만한 책입니다.

 

글쓴이 이광하 목사는, 전 복음과상황 편집장이며, 일산은혜교회(강경민목사) 교역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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