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7주기, 새로운 진상 규명의 출발점되길
세월호 참사 7주기, 새로운 진상 규명의 출발점되길
  • 황명열
  • 승인 2021.02.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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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 진상 규명 촉구 기자 회견
1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사순절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 모습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과 참석자들이 17,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사순절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올해로 7주기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의혹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촛불 시민들의 염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은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 원인이 소상히 밝혀지고 책임자들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응당한 처벌이 있기를 기대했다. 지난 2020년에는 사회적참사특별법이 일부 개정되어 공소시효가 연장됐고 이로써 그 오랜 바람이 이뤄지게 될지 국민적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 발표를 하고 수사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진실을 기다려 온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2백여개 기독교 단체와 교회들이 참여한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은 사순절과 세월호 참사7주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집중행동에 돌입해 세월호의 진실을 향해 유가족이 걷는 고난의 발걸음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득훈 목사(성서한국)는, 세월호 유족은 지금 의지할 데가 없다. 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은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과 억울함을 외면할 분이 아니라고 믿고 있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의 믿음과 신뢰에 꼭 응답해주시길 바란다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김종기 운영위원장(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수진 아빠)은, 우리 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원 때부터 약속했던 진상규명 의지를 믿었고, 문재인 정권 4년인 지금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특수단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말뿐이었다대통령의 권한을 모두 행사해서 진상규명에 나서달라. 부디 7주기 이전에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해주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이홍정 총무(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두 달 후 맞이하게 될 참사 7주기는 책임 있는 진상규명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304명의 고귀한 생명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날이 되어야 한다. 유가족들의 썩어 문드러진 마음이 치유되고 새 살이 돋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의 부활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진실의 인양은 신앙의 과제라며 예수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기억하는 사순절을 맞아 세월호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순례의 여정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예수님께서 진실을 가리는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시고 참 생명의 빛으로 부활하셨듯이 우리들의 기도 행진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공의의 역사가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인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사순절 집중행동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7주기 전에 약속을 이행하라!”

코로나로 인하여 밤낮으로 힘들어하시겠지만, 아들의 죽음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피 토하는 심정 알고 믿겠습니다. 살려주세요. 가족 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를 보러 갈 시간이 점점 다가옵니다. 아이를 만나면 해줄 수 있는 말 만들어 주세요. 너희의 죽음의 진실을 국가가 밝혀주었다고.

- 4반 안형준 아빠 안재용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글> 중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 중앙에는 봉황 동상이 있고, 그 둘레 사방으로 다정한 가족의 동상이 있다. 대통령과 정부의 기본 의무는 국민의 일상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라는 의미를 형 상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행복한 가족 동상 앞에서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잃고 가슴 이 부서진 엄마와 아빠들이 수십 일, 수백 일 동안 피켓팅을 하고 삭발을 하고 눈비를 맞으며 노숙 농성을 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성역 없는 진상규명 약속 이행하라!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정부 기록을 제한 없이 공개하라!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수사 시작하고 책임져라!

416가족과 시민이 국회나 검찰청이나 대법원이 아니라 청와대앞에서 피켓을 들고 농성을 해 온 것은 억울한 이들의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아직남아있기 때 문이다. 대통령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았을 때 다시는 손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 으로 아이들과 약속한 안전한 나라를 되새기며, ‘4.16생명안전공원’,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건립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만으로는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 전 대통령 박근혜 씨도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유 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싸웠던 시간보다 문재인 정부 에서 기다리며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고 비통하게 토로한다. 4.16가족과 촛불시민이 정치인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세우고 더불어민주당을 헌정사상 최다 의석 여당으로 만들어 준 것은, 이 땅에 더이상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개혁을 완수해 달라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주요 개혁과제는 지지부진하고, 세월호 참사 수사는 아직도 원점을 맴돌고 있다. 게다가 최근 검찰 특별수사단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사참위가 제기한 17개 의혹 중 15개에 대해 무혐의처리하거나 특검에 인계하겠다는 부실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 청와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 미흡하면 나서겠다.”던 약속을 망각했는지 아직도 검찰특수단 수사 결과와 새로 운 수사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4.16가족과 시민은 커다란 분노와 불안에 휩싸여 있다.

형준 아빠 안재용 님이 말한 것처럼, 시간이 많지 않다. 기다림의 시간은 더 빨리, 더 아프게 흐 른다. 202259일이면 대통령 임기가 끝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 하지 못한다면 이후 정부는 문재인 정부도 못 밝힌 것을 우리가 무슨 수로 밝히겠는가?’라며 핑계를 댈 것이다. 내일의 무책임성의 빌미를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요구한다.

첫째,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 7주기까지, 대통령 임기 완료 전에 반드시 진상규명 을 하겠다는 약속을 재천명하고, 그 약속을 실행할 계획을 밝혀라.

둘째,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부여한 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행사하여 국 가정보원과 군·경 등이 보유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 기록을 모두 공개하라.

셋째,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 미흡하면 나서겠다.”던 약속대로 검찰 특수단의 부실수사 결과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수사를 시작하고 책임져라.

우리 그리스도인은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이천여 년 동안 기억해왔다. 우리는 7년 전 죽임당한 아이들을 기억하겠다는 약속, 우는 자와 함께 울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이번 사순절과 7주기까지 이곳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각자 있는 곳에서, 피켓팅, 기도회, 단식기도 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행동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 령도 스스로의 약속을 기억하고 지킴으로써 억울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한을 풀어준 따 뜻하고 용기 있는 가슴의 대통령으로 역사 속에 평가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

2021217재의 수요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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