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교회 목사님이 밴드에 올린 글'이라며 공유하는 글, 오해 또는 왜곡?
'영락교회 목사님이 밴드에 올린 글'이라며 공유하는 글, 오해 또는 왜곡?
  • 김동문
  • 승인 2020.09.02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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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교회 목사님이 밴드에 올린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SNS를 통해 마구, 많이 공유되는 모양이다. 이 글은 누가, 언제 쓴 글인가? 공유 과정에 어떤 오해 또는 왜곡이 있었나?

1. 공유되고 있는 글

해당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 공지 사항 ]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에게...
어제 뉴스로 마음이 많이 힘들고 또 속상하시죠?...
요즘 세상이 참 많이 이상해 진 것 같습니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로
두려움도 있지만 동시에 이것이 자연스럽게
통제의 수단이 되고 있는것을 보면서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입니다.

2. 언제 만들어졌나? 어떻게, 누가 유통하였나?

언제 만들어진 글일까?

 

​이글은, 온라인 검색과 글 안에 담긴 맥락을 바탕으로 생각하면, 8월 17일에서 21일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단서는 아래와 같은 표현 등이다.

대통령은 다른 집회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안하다가 8월 15일 광화문 집회에 대해서만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정부는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매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페이스 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이 글을 올린 바 있다. 이것이 16일, 17일 뉴스에 보도되었다.

어떻게 유통되었나?

다음과 네이버 블로그나 까페,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위의 글이 공유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가장 원활한 유통 경로가 네이버 밴드라는 점이다.

글쓴이는 누구로 되어 있었나?

글쓴이(글의 출처)에 대한 언급도 다양하다. 영락교회 목사님, 영락교회 담임 목사, 경동교회 담임목사 이동훈, 사랑하는 우리교회 담임 목사 이경훈 등이 대표적이다.

​글을 공유해준 매개에 대한 설명도 여러가지이다. "이글을 보내주신분은 총신대 교수님이시고, 풍ㅇㅇ교회 담임 이ㅇㅇ 목사님 이십니다.", "좀 길긴 하나 경동교회 목사님이 밴드에 올린 글 공유함 (요즘 목사님들의 마음을 대변하시는 것 같아서...)"하는 식이다.

3. 영락교회 담임 목사의 글?

위에서 살짝 짚어본 것을 통해서, 공유되는 글이 영락교회 담임 목사의 글이 아닐 가능성을 짐작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 영락교회(담임목사 김운성)는 교회 홈페이지에 간단한 팝업 공지를 아래와 같이 이미지로 올렸다. 별다른 설명 내용이 덧붙여 있지는 않았다. (아래 이미지의 오른쪽 붉은색 상자 부분)

영락교회의 해명은 맞는 것인가? 영락교회의 짧은 해명이 맞는다면, 누가, 왜, 이런 글을 올린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공유하고 있는 것일까? 오해일까? 아니면 사실 왜곡일까?

4. 공유되고 있는 글에서 출처 실마리 찾기

​글이 매우 길기에 여기에 옮기지는 않았다. 재미있는 부분은 공유되는 글을 맨 마지막 단락이다.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전심으로 아름다운 우리교회 모든 성도님들의 건강과
안전과 영원한 생명을 위해 주님 부르실때까지
부족한 종 간절히 중보하겠습니다.

이 문장에 나오는 '아름다운 우리교회'라는 표현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영락교회 담임 목사가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를 서술하는 표현일까? 아니다. 그것은 고유명사로, '아름다운 우리교회'를 뜻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공유 글에 빠진 부분은 공유 글의 맨 아래 줄 하나가 빠져있다.

담임목사 이동훈 올림.

이 부분을 다시 담아서 옮기면 아래와 같다.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전심으로 아름다운 우리교회 모든 성도님들의 건강과
안전과 영원한 생명을 위해 주님 부르실때까지
부족한 종 간절히 중보하겠습니다.

담임목사 이동훈 올림.

5. 영락교회 목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교회 목사의 글?

실제로 '아름다운 우리교회'라는 이름의 교회가 존재하고, 이동훈 담임 목사도 실재한다.

지금 영락교회 목사의 이름으로 공유되는 글은,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가 밴드에 올린 글'이 공유되는 글의 본래 제목일 수 있다. 일단은 위에서 본 것처럼 영락교회 목사와는 연관이 없는 글임에는 분명하다.

6.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의 글인가?

그렇다면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는, 지금 돌고 있는 글을 실제 작성한 것인가?지금 다양하게 이 글의 원출처와 유통 라인을 짚어보고 있다.

​밴드 공간에서 최초로 공유된 시점은 지난 8월 21일의 일이다.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라는 표현은, 교회나 이동훈 목사를 알지 못하면, 표현에 넣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랑하는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와 연결된 글임에는 분명하다.

이 글을 공유한 이들 가운데는 민경욱 전 의원도 있다. 그는 서초구에 자리한 것으로 보이는 남산감리교회 집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온라인 검색을 통해, 이동훈 목사나 이동훈 목사가 사역하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교회 밴드의 존재나 게시글의 존재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것은 밴드가 없거나 이동훈 목사의 밴드 게시글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니면, 비공개 글이라서 원문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확인을 했다. 아름다운우리교회 이동훈 목사가 원글의 작성자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와도 직접 연락을 했다.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아래와 같이 원글의 작성 시점을 확인했다. 지난 19일 오후의 일이다. 글이 게시된 공간은 비공개 네이버 밴드였다.

아름다운우리교회 비공개 밴드 갈무리

7. 누가, 왜, 다른 이름으로 공유한 것일까?

공유된 시점에 동시에 몇 가지 버전이 생겼다.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 버전과 '경동교회 이동훈 목사' 버전 그리고 '영락교회 목사' 버전이다. 그 공유 과정에서의 변형의 의도나 변형자에 대해서는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여기서 일차적으로 정리가 가능한 것은, 이렇다. 이글을 원출처인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에게 직접 확인했다. 

 

​19일 오후에,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가 교인만 참여하는 비공개 네이버 밴드에 글을 올렸다.

21일 부터, 외부에 이 글을 공유되기 시작했다. 3가지 버전이었다.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 버전과 '경동교회 이동훈 목사' 버전 그리고 '영락교회 목사' 버전

지금 가장 많이 돌고 있는 버전은 '영락교회 (담임)목사' 버전이다.

이 일로 인해 '아름다운 우리교회 이동훈 목사'가 가해자가 된 느낌이다. 자신의 비공개 글이, 다른 목사의 이름으로 공유된 것으로 인한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지금 단계예서, 영락교회 버전, 경동교회 버전은 바로 잡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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