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별금지법 때문에 ...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영국, "차별금지법 때문에 ...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 김동문
  • 승인 2020.08.0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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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던 일이 벌어질 때의 기분은 어떨까?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주장에, 이슬람이 등장할 것 같았다. 그런데 최근에 온라인에, 안드레아 윌리엄스 영국 변호사가 주장한 내용이라면서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6천개는 게이바, 레스트랑, 편의점에 팔고, 3천개는 이슬람에 팔았다."라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한국인이면 한국 전문가일까? 영국인이면 영국 전문가일까? 전혀 관계없다. 살아도 모르고 보고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가 주장했다는 영국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영국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돼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사실이 아니다. 거짓이다.

주장

“한국교회를 축복한다.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6천개는 게이바, 레스트랑, 편의점에 팔고, 3천개는 이슬람에 팔았다. 한국에 있는 모든 교회는 교회로 버티기 바란다. 새벽마다 예배를 드리는 교회로 지켜지기를 바란다. 9천여개 교회를 판 영국에서 온 저는 눈물로 말한다. 우리처럼 되지 말라. 차별금지법을 통과를 지켜내라.

사실 확인

부동산 매물로 나온 영국의 한 교회

이런 주장에는 선정적인 표현이 담겨있다. ‘차별금지법’, 6천개 ‘게이바’, 3천개 ‘이슬람’ 같은 표현이다. 혐오를 자극하기에 좋은 표현들이다. 보수적인 입장의 한국 교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옹호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면, 이 표현들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작아보이지 않는다.

​이 주장의 출처는 어디일까? 이 글이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의 말이라 한다. 그런 언급은 맞는 것일까? 누가 한 말인가와 관계없이, 이 주장은 근거는 있기나 한 것일까? 아니다. 근거 없다.

​이 글에서는 위와 같은 주장이 윌리엄스 변호사의 말인지 아닌지애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다만, 지난 2017년 12월 13일, 14일, 미국의 뉴저지와 뉴욕에서 “동성애와 기독교의 미래”라는 주제의 세미나 강사였던, 김지연 대표(한국가족보건협회)의 발표 내용 가운데,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의 말이라면, 담겨 있다.

​다른 사항은 이번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다만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6천개는 게이바, 레스트랑, 편의점에 팔고, 3천개는 이슬람에 팔았다.는 주장을 다룬다.

​영국의 던햄 대학교의 Dr. Peter Brierley 는 영국의 교회 현황에 관한한 전문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통계 자료 하나를 옮겨본다.

Dr. Peter Brierley <UK Church Statistics>

영국의 평등법은 지난 2010년 평등법(Equality Act 2010)으로 제정되었다. 그러면 영국 교회는 이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걷고 9천여 개의 교회가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팔려나갔다는 것일까? 위의 통계 현황은 영국 교회의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교회의 증가는 그러면 차별금지법 때문인가?

주장에 대한 평가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6천개는 게이바, 레스트랑, 편의점에 팔고, 3천개는 이슬람에 팔았다 - 거짓 또는 왜곡 또는 가짜

​이 주장에 담긴 기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말하는 것일까? 영국이 평등법(차별금지법)을 제정한 2010년 이후에? 그 이전까지? 아니면 영국 역사 과정 전체를 통해서? 그 기준이 있어야 제대로 이 주장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원 출처 확인

아래와 같은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ㄱ. 영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5천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지금도 매주 4개꼴로 문을 닫고 있다.(A 목사, 2013)
ㄴ. 1980년에서 2009년까지 30년 동안 9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매주 평균 4개 교회, 매년 220개의 교회가 폐쇄되고 있다.(B 목사, 2014)
ㄷ. 지난 50 년간 1만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C 출판사, 2011년)
ㄹ. 지난 30년 동안 5000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지금도 매주 4개씩 문을 닫고 있다.(D 목사, 2016)

판단 근거

​1.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 거짓 또는 왜곡 또는 가짜

​위의 인용문에서 ( )은 관련 주장의 최종 확인 연도이다. 이 네 가지의 주장, 같은 나라의 교회 상황에 대한 비슷한 듯 다른 주장들의 차이점은 왜 발생하고, 이런 주장은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실제 영국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어떤 것일까?

1970년대 이후 폐쇄된 영국의 교회 수는 1,552개 교회로 감리교(813개), 성공회(324개), 장로교(183개) 순이었다. 교회 개척 수는 2,951개 교회로 군소교단(1,937개), 새로운 교회들(256개)과 독립교단(112개) 등이었다. 결국 이 기간에 늘어난 영국 내 교회 수는 1,399개였다.

​여기서 언급되는 교회 숫자가 곧 부동산으로서의 교회 건물 자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문을 닫은 것과 교회를 매각한 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건물을 갖춘 교회와 가정 교회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가 폐쇄되었다는 뜻은 정기 예배 활동이 중단된 것을 뜻한다.

​정기 예배가 중단된 교회는, 대개 도시 지역이 아닌 지방 소도시의 경우가 많다. 인구 이동으로 인해 주민의 수가 급격하게 줄고, 마을의 중심 역할을 하던 교회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사라지고, 예배 출석자가 노령화되고, 그 수가 20명 이하로 줄어들어 회복되지 않거나, 교역자가 없거나, 교구 조정, 예배 공간 위치 변경, 교회 합병 등,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슬람 같은 타 종교의 영향이라든지, 차별금지법 제정같은 외부적인 영향과는 관련이 없다.

이 가운데 교회 건물로서의 교회의 폐쇄와 관련된 경우는 영국 성공회와 감리교회를 들 수 있다. 영국 성공회의 경우 문을 닫는 교회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1970년대에 연평균 79개, 80년대 49개, 90년대 28개, 2000년대 24개 교회였다. 문을 닫은 교회 1795곳 가운데 1969-1989년 사이에 폐쇄된 교회가 1280곳이었고, 그 후 20년 동안 515곳이 문을 닫았다.

​영국 감리교회의 경우는 해마다 100곳 안팎의 교회가 예배 중단이 이뤄지고 있다. 2003년 기준 6,229개 교회였으나 2013년에는 5,071개 교회로 줄었다. 그렇지만, 교회 예배가 중단된 교회가 곧장 부동산 매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2. 6천개는 게이바, 레스토랑, 편의점에 팔고 - 왜곡, 가짜 뉴스

​부동산으로서의 폐쇄된 영국 성공회 교회(건물)의 처분 현황을 통해 재활용에 대한 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을 엿볼 수 있다. 앞서서 말한 것처럼 폐쇄된 교회로서, 교회 건물 가운데 절대다수가 영국의 전통교회 즉 성공회 교회와 감리교회이기 때문이다.

​성공회의 경우 1,795개 교회 가운데 6천 개의 게이바, 레스토랑, 편의점에 팔고, 3천 개는 이슬람에 팔았다는 그 교회당은 찾아볼 수 없다. 감리교회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폐쇄되는 교회가 있으면 새로 개척되는 교회도 있다. 한국도 교회 폐쇄가 상당하다. 최근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경우, 2002년에서 2008년까지 6000개의 교회가 새로 생겨나고, 8000개 교회가 문을 닫았다. 하루 평균 3-4개 교회가 문을 닫았다. 이 경우도 부동산으로서의 건물 매각과 직접적인 상관성은 없다.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연관성이 없는, 왜곡이다. 6천 개는 게이바, 레스토랑, 편의점에 팔았다는 주장도 사실 왜곡이다. 영국의 나이트클럽(바 포함)수는 1,700여곳이다. 이 가운데 영국 전역의 게이 바의 수는 100곳이 안되며, 그마저도 최근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팔렸다는 9천여 개의 교회의 실체도 존재할 수 없지만, 게이바, 레스토랑, 편의점으로 용도 변경되었다는, 팔렸다는 6천 개의 교회의 존재도 허구이다.

 

 

3. 3천개는 이슬람에 팔았다. - 왜곡, 가짜 뉴스

​이슬람 관련 자료와 정보는 치명적인 왜곡이나 오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글쓴이나 주장하는 이의 전제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실제적으로 사실에 대한 왜곡이다. 영국 전역의 이슬람 사원의 수를 얼마나 될까? 영국의 이슬람 사원의 수는 얼마나 될까?

​독립된 종교 시설과 사무실 공간을 임시 기도실로 사용하는 것까지를 다 포함하여 무슬림이 한시적으로 또는 정기적으로 기도하는 공간을 다 통틀어 사원이라고 말한다고 하여도 그 수는 2,000여 곳에 불과하다. 영국 무슬림 단체(www.muslimsinbritain.org)에서 추산하는 사원의 수는 1,975곳 정도이다. 이슬람에 팔렸다는 3천여 곳의 교회 건물은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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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Mosque Statistics / Masjid Statistics as at 16 Sep 2017

 

첨부파일

masjid_repor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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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교회의 증가와 이슬람 사원의 증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그런데, 마치 교회의 폐쇄가 이슬람 사원의 증가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영국 교회의 쇠망의 원인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그런 주장은 최근의 것이 아니다.

​영국의 경우 1976년 런던에서 열린 이슬람교 국제회의에서 런던을 유럽의 이슬람 도시로 만들자고 결의 한 후 10년 이내에 런던에 1,500개의 이슬람 사원이 세워졌고 300개의 교회가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 코람데오닷컴(2016.03.18)

​1980년대에 매주 4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두 개의 모스크가 세워졌다. 700개의 교회가 모스크로 바뀌었다. - 기독신문(2017.05.31)

 

그러나 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1980년 이후 2010년 사이에 1,363개 사원이 늘어났다. 여기서 사원을 독립된 종교시설로서의 사원만을 떠올려서는 곤란하다. 무슬림들의 정기 예배처를 뜻하는 것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1980년대에 306개의 사원이 증가했다. 1990년대에는 171개가, 2000년대에는 886개의 사원이 늘어났다.

​1980년대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의 수가 306개 정도이다. 이 사원 모두가 예배당을 매입해서 이슬람 사원으로 변경한 것이란 말인가? 사실 왜곡이다. 1980년대에 부동산으로 매각된 영국 교회당이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는 근거는 없다. 앞서서 살펴본 것처럼, 영국 성공회나 감리교 등의 용도변경된 에배당 매각 처리 현황에서도 전혀 그런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영국 교회의 상황에도 맞지 않고, 이슬람 현실과도 연결되지 않는, "영국은 9천여 개의 교회를 팔았다. 6천개는 게이바, 레스트랑, 편의점에 팔고, 3천개는 이슬람에 팔았다."는, 영국인 변호사의 이름으로 공유되는 이 주장은 많이 당황스럽다.

 


아래의 글은 온라인에 공유되는 주장의 나머지 부분이다.

영국교회는 차별금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싸우자고 해도 안싸우려고 했다. 영국교회는 우아하게만 예수를 믿으려 했다. 그렇지 말고 악법과 싸우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믿는 기독교인들이 정치인들이 악법을 세우는 것을 막아내어야 했다. 또 선교사를 보낼 수 있는 교세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영국교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국교회는 전세계에 선교사를 보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도행전 29장의 주인이 되어 달라.

​오래 믿은 것이 다가 아니다. 영국교회를 기억하라. 영국교회가 끝까지 버티도록 선교사를 영국에 보낼 준비를 하라. 한국교회여 힘내라. 우리 영국교회가 어떻게 되었는지 잘보라. 레바논의 백향목처럼 아름다웠던 영국교회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보라. 부끄럽지만 그 말을 하러 왔다. 한국교회는 끝까지 지키라고. 세계선교의 꿈을 예수님과 함께 이루라고.

​영국교회는 동성애 악법을 반대하는 정치적인 운동보다는 교회들은 구제 선교 봉사만 하며 복음 자체에 집중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제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복음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이분적인 사고이다. 뭐가 복음이 아닌가. 착각하지 말라. 우아한 십자가, 싸구려 십자가는 없다. 오로지 피 흘려 지킬 부분만 있다.

​그리고 통치하고 경영하라. 다니엘과 요셉처럼, 그리고 에스더처럼 왕 앞에 서서 외칠 수 있는 크리스찬들이 되라. 오늘날 그것이 필요하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순교이다. 아프리카에 가서 죽는 것만이 순교가 아니라 이 땅에서 순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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