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아부 무함마드 가정의 새로운 출발
시리아 난민 아부 무함마드 가정의 새로운 출발
  • 김동문
  • 승인 2017.12.01 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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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여명의 시리아 난민의 캐나다 정착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
아부 무함마드, 없는 살림에도 환대의 마음은 끊어지지 않는다.
아부 무함마드, 없는 살림에도 환대의 마음은 끊어지지 않는다.

캐나다의 난민과 이주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른 나라와 사뭇 다른 것 같다.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아랍계 이주자들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 이주자를 마주할 수 있다. 특히나 시리아 난민들도 자주 눈에 들어왔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캐나다 거주 시리아 난민의 수가 4만명이 넘었다. 그 가운데 한 가정이 아부 무함마드(42) 가정이다. 아부 무함마드는 시리아 남부 요르단 접경 지역에 자리한 다라아( درعا, 성경 속의 에드레이) 출신이다. 이곳은 시리아에서 벌어진 아랍의 봄의 촉발점이 되었던 곳으로, 시리아 정부군에 의한 압박이 심했던 곳이다.

지난 2011년 3월15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성경의 다메섹)에서 남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다라아, 다른 지역의 '아랍의 봄' 영향을 받은 어린이들이 마을 곳곳의 담벼락에 '우리는 정권 전복을 원한다'는 구호를 적었다. 시리아 경찰은 곧바로 어린이 15명을 낙서를 한 혐의로 체포·구속했다. 이에 반발한 마을 주민들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정부군의 유혈 진압이 시작되었다. 이후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저항 운동으로 번저갔다.

시리아의 아랍의 봄 초기 시위를 다룬 CNN 뉴스 갈무리 CNN
시리아의 아랍의 봄 초기 시위를 다룬 CNN 뉴스 갈무리 ⓒ CNN

아부 무함마드는 그 훈란의 시기에 시리아를 떠났다. 다라아 근접한 요르단의 이르비드 지역의 난민촌 밖에서 난민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3년을 지냈다. 마침내 케나다 난민 입국을 허락받아 2년 전 캐나다의 동남쪽 온타리오주에 자리한 키치너 지역에 정착했다. 2남 4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아부 무함마드는 요즘 주 5일, 하루 3시간 안팎의 시간을 영어를 읽고 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영어 회화수준은 중급 정도는 되어 보였다.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는 영어를 읽거나 쓸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곳 캐나다에서 살아내야 하기에 치열하게 영어로 말하고 쓰며 새로운 꿈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한 돌이 안된 막내 딸과 돌을 막 지난 딸 둘을 빼면 4 자녀는 모두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불쑥 찾아온 불청객에게 맛있는 홍차와 포도나뭇 잎으로 밥을 싼 시리아 전통 음식과 다과를 대접한다. 움므 무함마드는 연신 부엌에서 차를 긇이고 음식을 마련해 주었다. 문득 시리아 땅 그곳에서 만났던 수많은 시리아인 이웃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연을 품고 한국 땅에 정착하고 있는 1,400여명의 시리아 인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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