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경] 제압 당해 잠잠한 양 같이
[사진 성경] 제압 당해 잠잠한 양 같이
  • 김동문
  • 승인 2020.05.15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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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떠올리는 성경 이야기(7) - 잠잠한 양

어떤 구절을 마주하면서 그것을 해석하기 보다,
그 본문이 그려내고 있는 풍경과 감정을 넉넉히 호흡할 필요가 있다.

 

김동문
김동문

그 가운데 아래 본문이 있다.
어떤 느낌, 풍경이 떠오르는가?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이사야 53:7)

이것을 두고 어떤 이는 어린 양 예수의 고난을 먼저 떠올리기도 하고,
양의 속성이 그저 온순다다느니 늘 잠잠하다느니 하는 품평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양도 아프고, 곤혹스럽고 아우성을 친다.

 

김동문
김동문

 

털 깎는 자 앞에 누인 양은 결박되어 있다.
양무리를 세워 두고 젖을 짤 때도 그렇고, 털을 깎을 때도 그렇고,
양을 제압하기 위하여 결박을 하곤 한다.

그저 양이 순해서 꼼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김동문
김동문
김동문
김동문

 

이사야가 노래한 그 장면은 양이 곤욕을 당하는 풍경을 먼저 보여주는 것 같다.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양, 양 털을 깎이는 양,
그저 평안한 상태가 아니라 저나름의 곤욕스런 상황에 처한 것이다.

김동문
김동문
김동문
김동문

 

양이 이런 순간이 몸부림치지 못하고, 아우성치지 못하는 것은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도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다.

양이니까 그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크게 그것에 주목하지 않을 뿐이다.

김동문
김동문
김동문
김동문

 

그래서 성경을 다시 읽는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이다.
아래의 이사야의 담담한 듯 외치는 절규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이삭의 고통스런 외침, 십자가 처형장의 예수의 외마디 소리 ...

The Sacrifice of Isaac, by Caravaggio, 1603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이사야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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