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경] 종려나무 열매는 가나안 땅의 꿀이었다.
[사진 성경] 종려나무 열매는 가나안 땅의 꿀이었다.
  • 김동문
  • 승인 2020.05.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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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떠올리는 성경 이야기(4)

종려나무, 성경에서 마주하는 단어의 하나이다. 대추야자로 번역하면 자연스럽다. 우리의 대추맛이 나는 야자나무 열매. 오래 전 사막 이야기에 등장하는 오아시스에는 이른바 (대추)야자수가 둘러싼 샘이 자리했다.

그 비슷한 이야기가 출애굽 광야 생활 초반부 마라, 엘림 사건에 등장한다. 광야에 자리한 대추야자 숲에는 당연히 샘이 있고,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목마름을 해소하는 쉼터 그 자체이다. 

종려나무 김동문
종려나무가 익어가고 있다. ⓒ김동문

 

대추야자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별명을 가진 한 땅에서 '꿀'이었다. 성경에서 '꿀'을 언급할 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 대추야자 또는 대추야자 시럽(조청)을 말한다. 대추야자는 농경문화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종려나무 김동문
종려나무 꽃 ⓒ김동문


성경에 종려나무로 유명한 도시가 있었다.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였다. 오늘날도 여리고 지역의 대추야자는 유명하다. 대추야자를 이름으로 가진 여성도 성경에 등장한다. 다말이 바로 그이다. 우리식 이름으로 친다면 앵두 같은 식이다. 그 이름과 달리 고통을 겪은 여인이기도 하다.

종려나무 김동문
종려나무 열매가 자라고 있다. ⓒ김동문

 

고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고대 로마제국에서도 종려나무는 승리와 풍족의 그림언어였다. 풍성한 종려나무가 가득한 샘물은 낙원의 상징의 하나이기도 했다. 그런 이유인지 신전 기둥 양식의 하나가 종려나무 잎사귀 문양이 자리했다.

Sennedjem의 무덤 벽화로 1290년경으로 추정, 신왕국 19왕조의 Sethos I세, Ramses II세 통치기
Sennedjem의 무덤벽화(1290년 BC), 신왕국 19왕조 Sethos I세, Ramses II세 시대

 

대추야자를 떠올라면서 예수의 마지막 예루살렘 입성 현장이 겹친다. 호산나! 호산나! 이제 구원하소서! "그 이튿날에는 명절에 온 큰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것을 듣고,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 (요한복음 12:12~13)

종려나무 김동문
종려나무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김동문
종려나무 열매가 풍성해지고 있다. ⓒ김동문

 

예루살렘을 열두 번도 더 방문했을 예수님께서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예루살렘에 입성 하셨다. 유월절을 앞두고 있었다. 백성들도 나귀를 탄 예수님을 향해 감람나무 잎사귀를 흔들며 호산나를 연호 했다. 마치 로마 황제나 개선장군이 승리 행진을 하듯이! 전에 없던 풍경이었다.

종려나무 잎사귀 김동문
종려나무 가지는 날카롭다. ⓒ김동문

 

고대 로마제국에서, 종려나무는 가지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상징이었고, 감람나무 잎사귀는 평화의 여신 팍스Pax의 상징이었다. 황제는 전쟁에서 승리해 정복한 성에 입성할 때 감람나무 잎사귀로 만든 화관을 썼고 황제를 환영하는 이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다. 그 간절했던 목소리가 새롭다.

“Jesus Enters Jerusalem.” J.H. Flandrin, 1842. Paris
“Jesus Enters Jerusalem.” J.H. Flandrin, 1842.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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