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반대 성명서
명성교회 세습 반대 성명서
  • 김동문
  • 승인 2017.11.3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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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94기 동문들 성명서 발표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위한 신학생 연대 페이스북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위한 신학생 연대 페이스북

장신대 구성원들의 명성교회 세습 반대 기도회와 성명서가 나오고 있다. 장신대 신학대학원 94기 동기들 120명도 명성교회의 목회세습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94기 동문들의 명성교회 세습 반대 성명서

“명성교회 목회 세습에 대한 우리의 입장”

본 성명서에 서명한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94기 동기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2017년 올 해, 그것도 종교개혁 주간에 돌발적으로 일어났던 본 교단 서울동남노회에 속한 명성교회에서 발생한 목회세습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믿음 위에 세워진 신앙공동체이며, 가난한 자, 병든 자, 눌린 자들, 소외된 자들을 살리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증거하는 증인공동체이며, 욕심이 잉태하여 짓는 모든 죄들로 인해 죽을 우리들에게 죄 사함을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듣고 회개함으로 거듭나서 새 생명을 얻은 사람들이 모이는 생명공동체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존재하면서, 세상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고, 세상의 어둠을 내쫓는 일을 하도록 부름 받은 소명공동체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타락하면 이런 공동체의 모습이 사라지게 됩니다. 500년 전 로마가톨릭교회가 타락했을 때 나타난 현상이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타락한 중세교회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목회세습이었고, 그것의 구체적인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악습들이 성직매매(simony)와 족벌주의(nepotism)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으로 타락해갔던 군주적인 교권에 저항하면서 일어났던 운동이 바로 개신교 종교개혁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한 것은 이와 같은 교회의 역사가 주는 분명한 교훈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에서 나타나는 목회세습은 타락한 중세교회와 너무나도 흡사합니다. 더군다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올 해, 그것도 종교개혁 주간에 명성교회가 기습적으로 감행한 목회세습은 말 그대로 종교개혁 정신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었고,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반종교개혁적이고, 시대착오적이며, 법과 상식도 저버리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나마 천만 다행인 것은 명성교회가 속해 있는 예장통합교단이 2013년 제 98회 총회에서 이와 같은 교회의 타락, 특히 목회세습에 의해 교회의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세습금지법을 제정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명성교회의 김삼환, 김하나 목사는 공개적으로 세습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명성교회는 몇 주 전에 이렇게 제정된 교단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목회세습을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무리하게 강행한 목회세습은 교단에서 제정했던 세습금지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불법적인 행위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는 명성교회를 지지하는 노회원들에 의해 파행되었으며, 이들은 더 나아가 불법 노회를 개최하여 명성교회의 세습을 공인하는 악한 일을 저지르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명성교회의 이와 같은 불법적인 목회세습이 단지 한 지역교회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한국교회 안에 만연한 여러 가지 중병들이 곪아서 터져 나온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우리는 명성교회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총회와 총회재판국에 촉구하면서 우리 목회자들부터 먼저 한국교회 앞에서 다음과 같이 회개하며 결단합니다.

회개와 결단

1. 우리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교회다움을 상실하여 맛 잃은 소금처럼 세상에서 욕먹는 처지가 된 것에 대해 함께 책임을 통감하면서, 목회자들로서 먼저 회개합니다.

2. 우리는 한국교회들 안에 만연되고 있는 목회세습과 이를 위한 성직매매와 족벌주의의 유혹을 단호하게 물리칠 것이며, 이와 같은 반종교개혁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교회의 죄악에 대해서 결연하게 맞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목회세습과 관련해서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 안에서 벌어졌던 모든 불법적인 일들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합니다.

촉구

1. 명성교회는 교단의 세습금지법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공평, 공정의 법도 부정하는 담임목회세습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합니다. 더불어 명성교회는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앞에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던 점들에 대해서 철저히 회개하고 회개에 합당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명성교회는 목회세습 철회뿐 아니라, 교회의 사유화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것을 촉구합니다.

2.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를 이끄는 현 총회장님과 임원단, 그리고 현재 명성교회 사건의 처리를 담당한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가 자행한 불법적인 일들에 대해 교단 법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한 처리를 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본 성명서 내용을 지지하는 신대원 94기 동기들은 금번 명성교회 사건이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을 정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이 사건이 올바르게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기도하며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은 이번 싸움은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이기에 결국 하나님께서 승리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2017년 11월 28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94기 동기들

서명한 동기들 명단 (가나다 순)
강경태 강미경 강영순 고대경 고영종 곽찬희 구본우 국동하 길승민 김경근 김경은 김계원 김귀보 김대희 김동성 김동원 김범규 김병선 김봉춘 김상수 김상윤 김상현 김영미 김익수 김은학 김 정 김종현 김 진 김진수 김태수 김한성 김호성 김호임 노성동 노흥래 문국자 문성일 문은배 민경찬 박기선 박상희 박성관 박은성 박정환 배한나 서재범 석광호 석정일 송영배 송영윤 송용원 송종철 신광식 신기원 신상원 신승헌 심용보 안미연 안재진 양문섭 오경섭 우두영 원병섭 유경호 유성민 윤달영 이기준 이대훈 이동균 이범석 이상백 이상숙 이상훈 이선혜 이성민 이성철 이수연 이영근 이원중 이준석 이지숙 이진형 이찬우 인치규 임성은 임인모 임종호 장대훈 장성은 장성훈 전지원 정서학 정승현 정지훈 조남정 조정현 조희선 주규현 주성학 진성인 차원영 채수영 채혁수 최은철 최종목 하광진 한동희 허성식 허 준 허 통 홍원표 홍정원 홍진철 홍형표 황수진 황준서 익명 4인 이상 전체- 1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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