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 가짜뉴스
[팩트체크]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 가짜뉴스
  • 김동문
  • 승인 2020.04.26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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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자료를 가공하여 만든 가짜뉴스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동영상 갈무리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죽었다는 가짜뉴스가 유튜브와 SNS 공간에서 돌고 있다. 지난 25일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입수영상: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사실 여부는? 제목의 동영상과 그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가짜 북한 신문 '인민조선' 1면(?) 이미지. 이 동영상과 동영상 속 이미지가 돌고 있다.

 

인민조선 보도영상?

아니다. 유튜브에 떠있는 조작한 동영상(5분 46초 분량)에 사용된 보도 화면은, 조선중앙방송 자료이다. 지난 2018년 12월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 추모식 행사 장면을 담고 있다.(편집자 주 : 그러나 추가 확인 결과 이 영상 자료는, 지난해 7월 8일에 있었던 김일성 주석 25주기 금수산 궁전 참배 장면으로 확인하였다.) 이번에 김정은 사망 보도 자료로 공유되는 동영상 속 화면은, 저녁에 촬영된 자료 화면을 밝게 재가공한 것으로 보인다. 화면에 선명하게 담겨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가려지는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또한 재가공된 화면은, 김 위원장이 그의 이름으로 헌화한 꽃이, 마치 사망한 김정은에게 바쳐지는 꽃으로 오해할 여지를 주는 듯도 하다.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동영상 갈무리
로동신문(2018.12.17) 갈무리

 

김정은 사망 보도 내용?

북한 방송 아나운서 역할을 하는 이는, 어설픈 북한 사투리로 마치 뉴스 보도를 하는 것처럼 나레이션을 깔고 있다. 그런데 동영상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하는 이가 읽은 내용은 김정일 사망을 보도한 로동신문(2011년 12월 20일)에 실린 내용과 동일하다. 물론 '김정일'대신에 '김정은'으로, '주체 100(2011)년 11월 17일 8시 30분'을 '주체 109(2020)년 12월 25일 0시 30분'으로 바꾼 것 뿐이다.

로동신문(2011.12.20) 갈무리
로동신문(2011.12.20) 갈무리

 

인민조선(신문) 보도?

또한 영상 속에 등장하는 북한 신문으로 꾸민 '인민조선'은 최소한 지금은 실체가 없는 매체이다. 위키백과에, "《인민조선》(人民朝鮮, The People's Korea)은 일본에 있는 재일조선인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에서 발행하는 대외기관지이다. 1961년 1월 1일 창간되었으며 영어로 발행된다."는 내용은 찾을 수 있다.

조작된 신문 이미지에는 지금 북한에서 사용하지 않는 '수령님' 같은 용어와 표현이 가득하다. 이것이 특별하다. 그것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북한 매체인 <로동신문>이 아니라, 인민조선이라는 매체를 내세웠다. 

인민조선은 실제하는 매체일까? 온라인에서 인민조선이라는 매체 정보나 관련 이미지 검색이 쉽지 않다. 찾을 수 없다. 이 내용은 아래에서 다시 다루고자 한다.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동영상 갈무리

또한 김정은의 수많은 이미지 중 아래의 사진을 고른 것도 특별하다. 이 사진은 2016년 5월 11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자료 사진이다. 구글 이미지 검색 등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이미지도 많았는데, 오래 전 사진을 사용한 것이다.

구글 이미지

 

왜 가짜 인민조선을 앞세웠나?

김정은 사망 보도를 주장하는 동영상을 만든 이는, 어떤 이유로 인민조선 매체 보도를 앞세운 것일까? 인민조선 매체로 꾸며진 가짜 신문은 북한의 주간지인 <통일신보>를 바탕으로 가공된 것이다. <통일신보>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뒤 통일에 이바지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북한의 주간지다.

통일신보(2020.04.25) 갈무리

그런데 가짜뉴스에 들어가 있는 인민조선이 통일신보를 모방한 가짜뉴스라는 것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래의 두 이미지를 비교하면 그대로 들어난다. 아래 첫번째 이미지는 이번 가짜뉴스에 사용한 이미지이고, 두번째 이미지는 통일신보(2018.03.31) 이미지이다.

"북한 김정은 사망, 인민조선 보도영상" 동영상 갈무리
통일신보(2018.03.31) 갈무리

기본적으로 가짜 인민조선 이미지는 <통일신보>(2018.03.31) 이미지와 틀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제14호 [루계 제2482호]", "6.15 공동선언의 기치아래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을 앞당기자!"가 같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원수님께서"는 글짜크기만 확대하여 사용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통일신보>를 <인민조선>으로 바꾸고, 날짜 표기를 바꾼 것이다.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 조작? 

여기서 제기할 질문이 있다. <통일신보>는 일반인에게 낯섫은 매체이다. 게다가 이번에 가짜뉴스에 사용한 이미지가 지금 <통일신보>가 아니라 2년 전에 발행된 것이라는 점이다. 동영상에 사용한 뉴스 화면도 조선중앙방송 내용이다.

이런 자료를 찾는 것 자체가 품을 적잖이 팔아야 한다. 이렇게 번거로운 과정을 밟으면서 이미지를 가공하고 방송 화면을 재활용한 것은 왜 그런 것일까? 여러가지 면에서 이번에 만들어진 가짜뉴스 동영상이나 동영상 속의 가짜 매체 이미지 조작은, 평범한 일반인이 한 것으로 보기에는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쉽게 <로동신문> 최근호로 조작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가짜 이미지를 만든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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