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조국 딸만 동영상에 없다고?
[팩트체크] 조국 딸만 동영상에 없다고?
  • 김동문
  • 승인 2019.10.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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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동영상 상태, 본인 여부 판단할 정도

"검찰도 조 씨가 인턴 활동 증거로 언급한 당시 학술대회 동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에는 조 씨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채널A),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 변호인단은 6일 입장문을 통해 “조 씨는 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공개된 학술대회 동영상 속에서 조 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국민일보)

관련 동영상은 이런 상반되는 입장에 대해 어떤 증거를 보여주고 있을까? 채널A 뉴스를 통해 검찰 관계자가 다시 주장하기 시작한, 조민 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학술대회(2009.05.15) 참석 여부 주장을 짚어본다.

 

1. 채널A에 담긴 검찰 관계자의 주장

채널A(2019.10.05)

그런데 법조계와 서울대 등에 따르면 검찰도 조 씨가 인턴 활동 증거로 언급한 당시 학술대회 동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에는 조 씨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함께 인턴활동서를 발급받은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아들과 조 장관 친구 아들은 등장하지만, 조 씨 모습만 보이지 않은 겁니다. - 채널A(2019.10.05)

위 기사에서 독특한 점은, 이 기사 내용의 출처가 이중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법조계와 서울대, 검찰이 그것이다. 1차 정보원을 '법조계와 서울대'로 언급했지만, 법조계는 누구를 뜻하는지, 서울대가 서울대의 어떤 관계자를 지칭하는 것인지 전혀 맥락이 없다. 그 둘(?)이 언급한 출처로 '검찰'이 등장한다. 이런 묘한 표현은, 그 출처가 검찰 관계자인 것을 애써서 감춰려는 것 같다. 또한 "조 씨 모습만 보이지 않은 것"이라는 표현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또한 전해졌다, 알려졌다 등 전형적인 표현이 등장한다. 이런 문장 안에서 취재 기자가 확인한 내용은 전혀 없다. 

이 기사에 대한 정경심 교수 측의 반론이 있자, 채널A는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도 여전히 '점찰'의 입장이 강조되고 있다. 취재 기자의 보완 취재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채널A(2019.10.05)

방청석 가운데 고개를 숙인 한 여성이 보입니다. 뒤로 잠깐 돌아본 여성의 옆 얼굴이 카메라에 순간적으로 잡혔습니다. 얼굴 정면이 보이진 않았습니다. 조민 씨 측은 "이 여성이 조민"이라며 "인턴 활동을 증명할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씨 측은 "조민이 고등학생 때는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안경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 하지만 검찰은 이 영상 속에서 조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입장입니다얼굴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데다 앞서 조 씨의 친구 2명이 검찰에서 "학회에서 조민을 못 봤다"고 진술한 만큼 신빙성이 떨어진다판단입니다. - 채널A(2019.10.05)

이 기사에서도 역시 검찰 관계자의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있는 듯하다. "검찰은, 이 영상 속에서 조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얼굴이 제대로 찍이지 않았다, 조 씨의 친구 2명이 검찰에서 "학회에서 조민을 못 봤다"고 진술한 만큼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이 기사는 말하는 것 같다. 이것은 결국 검찰의 입장, 검찰의 판단일 뿐, 취재 기자의 취재와 판단은 없다.

 

2. 조민 씨, 일관성있게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참석 주장

조민 씨의 인권법센터 국제학술대회 참가 여부에 연결된 관련 동영상을 살펴보자.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동영상을 검색할 수 있고, 볼 수 있다. 조민 씨 등이 주장해온 학술대회 참가일과 동일한 일정은 아래와 같다.

세미나 관련 동영상에서 "조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은 조민 씨 출석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검찰 관계자의 변함없는 입장이 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모임의 동영상 자료와 조민 씨 측의 주장에 따르면, 41분 22초 분량의 동영상에 조민 씨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한다. 영상 기준으로 26분 34초 전후하여 한 여성 참가자의 모습이 화면 왼쪽에 나온다. 이 참석자가 고등학생 조민 씨라고 한다. "얼굴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는 검찰발 채널A 주장과 달리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동영상 속에서 특정인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인지, 보지 않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일보(2019.09.01)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 후보자 딸의 입시 관련 특혜 의혹에 관한 공익 제보를 받았다”며 한영외고 생활기록부상 교외체험학습상황란 기재 내용을 공개했다. ... 아울러 조씨는 2009년 5월 1일부터 15일까지 15일간 조 후보자가 소속된 서울대 법대와 조 후보자와 친분이 두터운 한인섭 교수가 이끌던 서울대 법대 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각각 경험한 것으로 돼 있다. 인권법센터 인턴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인권법센터의 국제학술대회에도 참가했다고 주 의원은 밝혔다. - 한국일보(2019.09.01)

관련 동영상 보기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화면 갈무리

그렇다면 조민 씨 등이 주장하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참석 여부는 어떻게 판단하여야 할까? 최소한 조 씨 등은 "인권법센터 인턴 마지막 날인 2009년 5월 15일에는 인권법센터의 국제학술대회에도 참가했다"는 주장을 번복한 적이 없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 씨의 한영외고 생활기록부를 무단 공개한 9월 이후부터 이제까지 일관성있게 동일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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