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있었던 교회, 현재 있는 교회,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있게 될 교회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 교회를 이루는 구성원인 성도가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무리’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 거룩함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한 교회의 분쟁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들 중 하나는 성도의 거룩함은 완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도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교회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또한 불신자와 별 다를 것 없는 모습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낼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거룩해지는 것, 즉 ‘성화’(聖化)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와 꼭 붙어있습니다. 우리의 가장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이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우리가 누구인지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성화는 우리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좋은씨앗의 ‘단단한 기독교 시리즈’의 10번째 책은 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 시리즈는 조금 어렵고 민감한 주제를 일상의 언어로 쉽게 설명하고 풀어내고 적용합니다. 이 책도 그런 연장선에 서 있습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10페이지 이내로 되어 있어서 읽기에 부담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성화에서 다룰 것은 다 다루었습니다. 저자의 문체는 간결하고 정확해서 문장을 한 번 읽으면 그 의미가 잘 이해됩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나가며 성화가 무엇인지, 그와 관련된 중요한 이슈들 – 결정적 성화와 점진적 성화의 관계, 성화의 주체, 완전주의의 문제 –을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화교리를 배우는데 있어서 이것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될 것입니다.
저자의 글쓰기 방식은 신앙고백서나 교리문답에서 성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간략히 주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한 후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으로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중요한데, 모든 교리가 사람의 머리에서 고안된 것이 아니라 성경에 철저히 근거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왜 거룩해져야하는지 성경을 통해 그 근거를 정확히 얻게 됩니다. 합당하고 건전하고 유익한 논증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8장입니다. “어디서 거룩함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내용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책들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공동체, 가정, 교회까지 확장시켰습니다. 특히, 저자는 교회를 강조합니다. 여기에는 교회가 단순한 친목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특수한 모임이라는 신학적 이해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성화를 말합니다. 성도의 삶이 하나님 앞에 있음을 반영하는 내용입니다.
성도가 거룩해지는 것은 삼위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의도한 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성도는 자신의 성화로 자신을 거룩하게 하시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 지, 그리고 성경이 가르치는 참 사람이 무엇인지 온 세상에게 보여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이 성화는 각 사람마다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넘어지게 하는 죄와 평생토록 싸우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일이 하나님이 거저 주시는 은혜로 시작되고 진행되고 마무리 될 것을 기억한다면, 하나님이 그 일을 우리와 함께 하길 원하심을 안다면, 우리는 성화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작은 책이 우리의 현실을 자각하게 하면서 그 현실 너머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억하고 생각하게 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