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와중에 김정숙 여사가 봄꽃놀이를 즐겼다고?
산불 와중에 김정숙 여사가 봄꽃놀이를 즐겼다고?
  • 김동문
  • 승인 2019.04.06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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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맞춘(?) 청와대 인스타그램 논란

(기사 수정 2019년 4월 7일 6:24) 온라인과 인터넷 방송 등에는 산불이 번져가는데, 김정숙 여사가 봄꽃놀이를 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꽃놀이 인스타 게시물은 산불이 한참이던 어제 저녁 11시경에 게시되었다 는 등의 이야기가 번져가고 있다. 무슨 말이, 어떤 일이 회자되고 있는 것일까?

이 이야기를 짚어보기 위하여 두 개의 기본 정보를 정리했다. 하나는 산불 발생 시각과 김정숙 여사의 식목일 행사 참여 시각이다. 연합뉴스와 뉴시스 기사를 인용한다. 다른 하나는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글이 게시된 시점 검토이다.

연합뉴스(2019.04.04)

소방청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부근 변압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이후 산으로 옮겨붙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 탓에 큰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 연합뉴스(2019.04.04)

뉴시스(2019.04.04)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김정숙 여사는 우리 꽃나무를 알리는 '일일 선생님'이 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1시25분부터 1시간 50분동안 청와대 경내 산책로에서 청운초등학교 3학년 학생 16명과 함께 '우리꽃 나무 심기' 행사를 가졌다고 한정우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전했다. - 뉴시스(2019.04.04)

대한민국 청와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김정숙 여사의 우리꽃 나무 심기 행사는 4일 오전 11:25~13:15분 사이이다. 산불 발생 시각은 4일 오후 7시 17분경이다. 그러나 서두에 올린 비난 이미지처럼 산불 상황에 꽃놀이나 즐겼다는 비난이 번져갔다. 누가, 언제, 어떤 근거로 이같은 주장을 늘어놓고 있는 것일까?

청와대의 SNS 계정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김정숙 여사의 식목일 행사 관련 포스팅은 아래와 같이 이뤄졌다. 페이스북은 4일 오후 4:34분쯤에, 트위터에는 이보다 늦은 4일 오후 4:54분 쯤에 관련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의 페이스북 계정 게시글

필자가 갈무리한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의 담벼락 글 게시 시각이 4일 오전 12:34로 표시되어 있다. 이것은 위 글을 조회하는 필자의 페이스북 계정이 미국 서부 시각 기준으로 시간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와 한국의 시차는 16시간이다. 물론 한국이 16시간 빠르다. 이 시차를 반영하면 게시글이 올라온 시각은 4일 오후 4:34분이다. 

청와대의 트위터 계정 게시글

이제 문제는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글과 사진이다. 문제 제기를 하는 이들은 인스타그램에 관련 글과 이미지가 올라온 시각이 저녁 10시50분이고, 5일 새벽 5시이전에 관련 사진과 글이 삭제되었다고 말한다. 이같은 주장을 담은 글은 5일 새벽에 올라오고 급속하게 온라인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게시물에 딸려있는 청와대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는 상이했다. 3,620명, 5,650명, 5,663명, 5,748명 등이다. 그리고 동일한 주장을 다룬, [썰방 ]불타는 대한민국 정수기는 봄꽃놀이중 Feat.사탄 1패 [지능분탕들의 패턴분석] (2019-04-05) 등 유튜브 관련 영상도 5만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는 등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이미지는 온라인 상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나중에 갈무리한 청와대 인스타그램 이미지로 보인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는 게시물은 5일 새벽 2시 12분 쯤에 올라온 이 글로 보인다. 다른 글에도 이 게시물 링크가 달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게시글이 재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 인스타그램 이미지에 담겨있는 좋아요 수는 5,663명이었다.

이 게시글의 끝에는 "한참 화재 진행중이던 3시간 전 밤 11시 쯤 올라옴"이라고 적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인스타그램 게시글은 지금은 읽을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지금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관련 게시글이 올라온 시점은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이 주장하듯이 청와대 인스타그램 게시글이 올라온 시점이 11쯤이 아니라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

"한참 화재 진행중이던 3시간 전 밤 11시 쯤 올라"왔다며 올린 게시글(5일 새벽 2시 12분에 올린)에 붙어있는 이미지에는, 게시된지 1시간이 된 어느 시점에 청와대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갈무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인스타그램 게시글이 올라온 시각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늦어도 10시 전후한 시각 아니면 그보다 이른 시각에 청와대 인스타그램에 글이 올라왔을 것이다. 일부 매체의 청와대 인스타그램 관련 기사는 위에서 언급한 게시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2차 기사로 보인다.

정말 청와대 인스타그램 게시글이 올라온 시각이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4일 저녁 10시 50분 쯤이었는가? 만약 그렇다고 할 때에, 청와대 인스타그램 관리자는 왜, 그 시각에 관련 게시글을 올린 것일까? 그러나 청와대 인스타그램 해당글 게시 시점은 늦어도 저녁 10시 전후하여 글이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인스타그램 관리자는 관련 게시글을 내린 것인가? 왜 내린 것인가?  아래와 같은 추론은 적절한 것인가?

조선일보(2019.04.05)

청와대가 식목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소셜미디어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식목일 관련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강원도 산불이 예상외로 악화된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청운초등학교 학생들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진과 함께 관련 설명을 올렸다가 곧 삭제했다. 이 게시물에는 "#청와대" "#식목일" 같은 해시태그도 붙어있었다. - 조선일보(2019.04.05)

이 게시글을 근거로 '산불 와중에 봄꽃놀이' 식으로 김정숙 여사 등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한 것인가? 그리고 만약 청와대 인스타그램 게시글이 산불 발생이나 확산이 확인되기 훨씬 전이라면, 누가, 왜 왜곡된 정보로 이런 거친 주장을 늘어놓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이미지를 재편집한 정황 등을 볼 때, 자신의 주장 즉 산불이 확산되는 과정에 봄꽃놀이 글을 올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와대 인스타그램 해당글 게시 시각을 늦은 시각으로 과정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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