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의 때가 아니면 무화과 열매가 안맺히나?
무화과나무의 때가 아니면 무화과 열매가 안맺히나?
  • 김동문
  • 승인 2019.03.1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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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문과 함께 성경 속을 걷다
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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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름을 보면 그 마을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석류골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온천동 하면 또 무엇이 떠오르나요? 이처럼 성경 속 장소도 그 마을의 특징이 이름에 반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화과나무에 얽힌 사연이 담긴 마을 이름 가운데 벳바게가 있습니다.

무화과는 봄철에 맺는 무화과 열매(첫 무화과 열매)와 여름철에 맺는 만생종 무화과 열매(여름 실과)가 있습니다. 이 말은 무화과나무가 봄철과 여름철에 두 번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봄철에 열매를 맺는 나무는 여름실과를 맺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봄철 무화과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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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봄에도 열매를 맺고 여름에 제대로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봄철에는 무화과 잎이 무성하지 않습니다, 무성할 수가 없습니다. 봄철 무화과 나무에서 열매가 맺히는 장면은 특이합니다. 잎사귀가 전혀 보이지 않아도 무화과 열매가 맺히기 때문입니다. 

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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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맛과 향은 당연히 여름 실과입니다. 크기도 여름 실과가 제대로입니다. 그럼에도 봄철, 배고픈 겨울에서 봄 사이 계절인 배고픈 계절(춘궁기)에 이런 무화과 열매만 해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넉넉한 것이었습니다. 먹을 것이 아주 아주 귀하던 계절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보릿고개 그 이상을 떠올릴 수 있는 절대 가난이 존재하던 시절의 이스라엘 땅의 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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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무화과 나무 저주 사건에 나오는 '무화과의 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여름실과의 때 즉 여름이 되지 않았다는, 계절을 묘사하는 것입니다. 참, 첫 무화과 열매, 봄펄 무화과 나무가 많은 까닭에 마을 이름을 '봄철 무화과 마을'로 부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벳바게 입니다. 벳바게는 봄철무화과(파게) 마을(벳 - 베이트, 이 단어가 흔히 집이라는 뜻이지만, 작은 마을로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이라는 뜻입니다.

김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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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마가복음 11:13)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 아나니 (마가복음 13:28)

여기서 묘한 무화과나무 상태가 엿보입니다. 무화과나무 잎사귀가 생기고 무성해지는 것은 여름의 일입니다. 봄철 무화과 열매를 맺는 나무의 경우 잎이 없어도 열매를 맺습니다. 봄철인데, 잎이 무성할 때가 아닌데 잎만 무성한 나무, 봄철 무화과 열매를 맺어야 하는 나무인데, 열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무화과나무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미 이 무화과나무의 상태는 정상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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