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욱] 교회사 사전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좋은 책
[정한욱] 교회사 사전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좋은 책
  • 정한욱
  • 승인 2019.03.10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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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만, 교회사의 숲, 대장간, 2015년
배덕만, 교회사의 숲, 대장간, 2015년

『교회사의 숲』 은 서울대와 서울신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와 드류대에서 수학한 목사이자 교회사가로 현재 활발한 저술 및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기독교학 입문과정을 위한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그동안 교회사를 읽고 싶었지만 기존의 책들이 부담스러웠던 일반 성도들이나, 교회에서 성도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목회자들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유용한 참고서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교회사 책처럼 특정 시기의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들을 역사적 순서에 따라 서술하는 ‘연대기적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성경 · 선교 · 음악 · 종말 · 평화와 같이 스물 두 가지 중요한 주제를 선별하여 디루고 있다. 각각의 주제들이 어떻게 변화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연대기적으로 살피는 ‘주제별 서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교회사와 한국교회사를 철저히 분리하는 기존의 교회사 서술방식과 다르다 각 주제의 마지막에 한국교회의 상황을 함께 덧붙임으로서 독자들이 특정한 주제에 대해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이야기를 함께 살피며 이해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도 이 책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형식적인 특징 뿐 아니라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도 특징이 있다. 기존의 교회사에서 흔히 이단이나 비주류로 취급되어 간과되거나 정죄당해 왔던 여러 인물이나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포함시키고 있다. ‘주류’와 ‘정통’만의 역사를 넘어서는 보다 총체적이고 균형 잡힌 교회사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에 ‘성령’ ‘구제’ ‘평화’ ‘노동’과 같은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 것만 보더라도 교회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과 관심이 어떤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저자의 개인적인 관점을 더 확실히 알고 싶다면 한국교회를 향한 사심 가득한(?) 예언자적 고언이 듬뿍 담긴 각 장 마지막의 에필로그까지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주제든 ‘한국교회 이야기’를 다룬 부분을 읽을 때

유난히 울컥하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각 주제들은 10~15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깔끔하고 알기 쉽게 요약되어 있다. ‘주제별 서술’이라는 책의 특성상 꼭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흥미 있는 부분만 찾아 읽어도 상관이 없다. 그리고 주제에 따라서는 20세기의 성령운동이나 한국 개신교의 수도원 운동과 같이 일반 교회사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흥미로운 내용들이 비교적 자세히 담겨 있기도 하다. 교회사에 관심 있는 평신도들을 위한 입문서로뿐 아니라, 교회사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진 분들의 정리와 심화를 위한 참고서로도, 관심 있는 주제들을 쉽고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교회사 사전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주제든 ‘한국교회 이야기’를 다룬 부분을 읽을 때 유난히 울컥하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나이가 들어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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