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 과 '좋고 싫음''
'옳고 그름' 과 '좋고 싫음''
  • 강호숙
  • 승인 2019.03.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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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고 그름'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옳고 그름을 규정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또 시대문화라는 상황에 따라, 집단 또는 공동체, 국가라는 권력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옳고 그름'을 규정하는 집단 혹은 단체는,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한 편이 독단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관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좋고 싫음'은 개인적인 취향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저마다 성격과 취향이 달라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예인을 좋아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누구는 좋아하지만, 누구는 싫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좋고 나쁨'이라는 개인적 취향의 문제가 권력을 갖고 있는 자들에 의해서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전환되어버린다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인데, 왜 아직까지 저 자리에 있느냐"고 말한 경우이다. 자신의 호불호를 권력을 작동하여 '옳고 그름'의 문제로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이렇듯 '좋고 싫음'이라는 개인적 호불호의 문제는, 권력을 지닌 소수에 의해 얼마든지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전환되면서, 정죄당하며 내쳐지며 낙인찍히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잘못된 적용의 오류는 교회나 모임, 집단과 단체 등도 예외일 수 없다. 담임목사나 단체장에게 한 번 찍힌 사람은 교회나 집단에서 완전히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렇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집단이나 공동체가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중하고 밀도 있는 오랜 논의 후에 규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에, '좋고 싫음'은 개인적 성향과 선호도의 문제로서 집단이나 공동체가 함부로 정죄하거나 '나쁘다'고 몰아선 안된다. 특히 교회를 '공동체'라고 말하는 자일수록. 바라기는,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옳고 그름'을 결정할 때, 최소한 공동의 견해를 수렴해왔는지, 그러면서도 교인 개개인의 호불호를 묵살하지 않고 존중한 적이 있었는지 점검해야, 비로소 공동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가 되려면 개인의 사고와 선호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공동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협력하며 소통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럴 때에, 그 공동체는 건강하고 평화로우며 억울함과 소외를 겪는 사람이 적어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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