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주일 예배 의무 폐지' 기사 다시 읽기
'영국 성공회 주일 예배 의무 폐지' 기사 다시 읽기
  • 김동문
  • 승인 2019.02.23 03: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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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제목의 기사가 있다. “성공회, 모든 교회 일요일마다 예배 의무화 폐지라는 제하의 뉴시스 기사(2019.02.22)이다. 이 기사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더 앞선 기사는 어느 기사일까? 영국 가디언(2019.02.19)지의 "Church of Eengland makes Sunday non-compulsory" 제하의 기사이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엉뚱하게도 이슬람 이민자의 유입으로 영국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이 기사를 그들의 근거로 사용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당황스럽다. 그러나 이 기사는 사실과 사실이 아니거나 다소 오해 소지가 적지 않은 내용이 뒤섞여 있다.

영국 성공회가 22일 신자 감소와 신부들의 과로를 인정, 모든 교회들이 일요일마다 예배를 보는 것을 의무화한 400여년에 걸친 규정을 폐지했다. 1603년 제정된 교회법은 모든 교회의 신부들에게 일요일마다 아침 저녁으로 신자들을 위한 예배를 볼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수십년에 걸쳐 신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많은 신부들, 특히 농촌 지역의 신부들이 여러 개의 교회를 담당해야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신부들로부터 모든 교회들이 일요일마다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해줄 것을 주교들에게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이번 결정이 '신부들의 과로를 인정'한 것이라는 표현은 다소 사실과 다르다. 그것은 농촌 교구 등에서 최대 20여개 교회를 같이 맡아서 순회 목회를 하고 있는 신부의 경우라면 이 표현이 적절하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의미의 영국 성공회 '신부들'에 적용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성공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모든 교회들이 일요일마다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되는 변화를 승인했다.  Its general synod, meeting in London this week, formally approved a change to canon law to relax the requirement for morning and evening prayer in every parish church every Sunday.

이러한 규정 변화를 제안한 윌레스덴의 피트 브로드벤트 주교는 "이는 단지 이미 행해지고 있는 일들을 더 쉽게 행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Pete Broadbent, the bishop of Willesden, who leads a task group simplifying and modernising the rules governing daily church life, said the move was intended to bring canon law in line with practice

 

이 기사의 강조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영국 성공회의 계속되는 침체로 주일예배까지 폐지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일까? 이 기사에 담긴 대략적인 사실 즉 주일예배의 의무조항을 폐지했다는 것은 사실이다그런데 이 주일예배 의무조항 폐지가 주일 예배 폐지를 강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은 전혀 아니다.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이미 지킬 수 없는 규정이 된 주일성수 조항을 현실화하고, 이미 현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더 쉽게 행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한 명의 신부가 20여개에 이르는 교회를 담당하는 등 여러 교회를 담당하는 것으로, 주일예배나 성찬을 의무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현실이 있었다. 이런 지방, 농촌 지역 교회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이번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그리고 뉴시스 기사는 더 핵심적인 내용을 담지 않았다, 가디언 기사를 보면, 영국 성공회 대변인은, “일요일 예배는 계속해서 영국 성공회 사역의 중심이 될 것이다. 최근의 수용(결정), 여러 교회를 순회하며 (예배를) 집례하는 다-교회 교구사역을 더 쉽게 하려고 설계한 것이다. 이미 농촌 교구에서는 모든 교회에서 주례 예배를 갖는 것이 비현실적인 농촌 교구에서는 이미 실제 상황이다. 이것은 지난 200년간 사람들이 지방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변화를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영국 성공회는 지금은 주중에 매우 다양한 형태의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주중 예배들은 인기를 얻은 상태로 더 늘어나고 있다. "는 점을 기사가 간과했다.

뉴스앤조이(2015.04.17)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 교회에서 주일 저녁 7:00 전후에 드리던 예배를 오후 예배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여러 이야기가 떠오른다. 여전히 주일 오전 11:00 전후에 드리는 예배를 주일 대예배로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주일 예배에 참석할 수 없는 이들이 직장 근처의 교회에서 마련한 직장인 수요 예배 등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도 주일성수를 하지 않는다고 따가운 눈길을 주는 현실도 아직 현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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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lican 2019-02-25 11:21:13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