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두껍습니다. 제목에 ‘신학’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평신도들은 그냥 지나치거나 쳐다볼 필요도 없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자, 자! 여러분~ 날이면 날마다 오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 한 번 읽어보십시오. 이 책은 단순한 신학 책이 아닙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 그냥 이야기책에 가깝습니다. 예수님 이후 2천 년의 기독교 역사 속에서 가장 핫한 인물들이. 그야말로 가장 유명한 사람들이 등장해서 서로 대화를 나눕니다. 그 대화는 신학자들이 세미나 같은 곳에서 나누는 대화가 아닙니다. 대(단한) 신학자가 대화하다가 삐지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유치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합니다. 어려운 말들만 늘어놓거나, 이해 안 되는 개념을 푸느라 혼자 마이크를 잡고 있는 일도 없습니다. 심지어 칸트와 헤겔과 로크가 나누는 대화조차 (매우!) 읽어볼만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역사 속에서 중요한 인물들, 사상가들이 서로 가상의 대화를 나누면서 기독교 신학의 중요한 주제들을 풀어주는 책입니다. 사실 어려운 용어들로 이루어진 신학 책을 쓴 저자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대화 속에서 설명할 때는 책에 있는 말을 그대로 읽어가듯 설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있는 생각의 덩어리들을 자유롭게 풀어내는 사람이야 말로 대가라 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 책의 저자는 한 사람인데,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까다로운 신학적 주제들을 술술 읽히는 대화 속에 펼쳐놓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러 번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사람 진짜 천재 같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백미는 그 대화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들이 끝난 후 저자가 그 대화들에 등장한 사람들과 주제에 대해 설명해주는 부분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친절하게 등장인물들을 소개해줍니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가 갖는 의미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설명을 덧붙여 주는데, 이마저도 참 술술 읽힙니다. 정말이지 대단한 책입니다.
평신도가 신학을 알아서 뭐하나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신학을 알고 싶더라도, 신학 책 자체를 볼 엄두를 내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신학 책을 봐야 할지도 알 수가 없고, 그런 것을 주변 목회자에게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쑥스럽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바로 이 책! <신학논쟁>을 한 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신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독교 역사의 산물(産物)입니다. 역사적 배경이 없는 신학은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학 책은 이 부분을 간과합니다. 역사적 배경들이나 맥락들은 생략된 채 신학 그 자체만 정리해 놓은 신학 책은 그래서 어려울 수밖에 없고, 지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 <신학 논쟁>은 신학의 주요한 주제들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어떤 사람들에 의해 다루어져왔는지를 보게 해줄 뿐 아니라 그 주제들이 갖는 핵심 의미까지도 잘 설명해줍니다. 인물들의 대화는 우리의 주의를 집중시킬 뿐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해도를 끌어올려줍니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도 상당히 방대하고, 등장하는 인물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일반 성도용으로 ‘조직신학’과 ‘역사신학’을 동시에 맛보게 해줄 수 있는 단 한 권의 책이라면 바로 이 책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자! 한 번 도전해 보시길 바라면서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