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 하창완
  • 승인 2019.01.07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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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완 목사의 큐티목소리나눔 - 막1:9~13

 

1. 예수님 세례받으심

예수님이 왜 세례부터 받으셨을까요? 세례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두르고, 광야에서 메뚜기와 들 꿀을 먹고 살며 회개의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근데 그 세례를 예수임이 받으신 거죠. 세례요한의 이 이미지는 구약의 선지자들이 생각나게 합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이 왕이심을 선포하고 인간 왕들의 실정과 하나님을 떠나는 것을 질책했던 사람들이었죠. 세례요한도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요. 예수님도 그를 가리켜 “엘리야가 왔다”라고 하셨죠.

그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고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 모든 이스라엘을 대표해서, 모든 인류를 대표해서 구약의 전통, 곧 하나님이 왕이심과 우리가 그 백성 됨을 고백하는 자리에서 세례를 받으시는 것이죠. 그러자 놀랍게도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이 선포됩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그러나 이미 현실 위에 오버랩되어 있는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순간적으로 알아차리게 되는 신비한 순간. 그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참 놀랍습니다.

시편 2편, 왕위 계승식에서 부왕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자신이 통치하던 모든 권한을 주고, 대적들을 심판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장면. 그때 울려 퍼지는 게 바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그를 기뻐한다.”는 말씀인데요 ...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바로 자신을 대신해서 이 땅을 통치하실 왕으로 선포하시는 순간인 거죠. 바로 예수님의 즉위식인 셈입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내 사랑하는”, “내가 너를 기뻐한다.”는 말씀. 하나님의 무한 신뢰와 사랑. 일을 넘어서 존재 그 자체를 기뻐하고 사랑하는 놀라운 관계...

우리 역시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았던 그 때, 우리 앞에서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이 나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습니다. “창완아.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 와우! 우리는 그날 이후로 우리 믿음의 눈으로 우리 앞에 열려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나에게 늘 사랑으로 지지하고 격려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그 하나님께서 이제 성령을 통해서 예수님을 어디로 이끌어 가시는지 따라가 봅시다.

 

2. 광야에서 40일간

예수님의 광야 40일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의 40년 광야생활이 떠오릅니다. 이스라엘은 그곳에서 하나님이 왕이시고 그들이 하나님 백성임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종의 vision quest 였다고나 할까요? 왜, 원시부족들이 성년식을 거행하기 전에 치르는 통과의례, 미션 수행. 이를 통해 세상 밖으로의 모험을 하고 자기와 직면하고 정화를 이루고 세상살이를 책입있게 살아갈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갖는 거죠.

예수님도 어쩌면 이 광야 40일간 이 vision quest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보냄을 받아 이 땅에 오신 그 사명을 깨닫고, 그 길을 묵상하고 결심하는 시간. 하지만 이스라엘의 40년은 불평불만으로 가득 찬 시간들이었다면, 예수님은 성령에 이끌려 하나님아버지와 깊은 교제 가운데 젖어 있었던 게 큰 차이입니다. 얼마나 깊이 그 교제 속으로 들어가셨던지 밥 먹는 것도 던져버리고 사셨더라구요. 그러나, 그곳에는 하나님아버지와 단 둘이만 있었던 게 아니구요. 들짐승도, 사탄도, 천사도 있었습니다. 어떤 것은 유혹을, 또 어떤 이는 예수님을 돕고 있었죠.

어쩌면 우리가 매일 만나는 일상이 예수님의 광야와 같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매일매일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vision quest를 수행하면서 살고 있고, 매일매일 우리는 사탄의 유혹 앞에 놓여있고, 또 그 매일을 하나님과 만나고 아버지께서 성령을 통해서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누리고 있는... 그러면서 우리는 믿음의 눈을 열어 하늘이 우리 현실에 오버랩 되어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연습을 해나가는 것이죠. 주님이 하신 것처럼, 사탄도 느끈하게 이기고, 아버지와도 깊고 깊은 교제를 누리고 사는 신나는 광야, 그래서 이 땅에 보내신 소명을 제대로 살아가는 그런 인생 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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