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배려가 녹아있는 사랑이 해결책
존중과 배려가 녹아있는 사랑이 해결책
  • 김영웅
  • 승인 2018.12.18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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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성을 보고 경탄하지 않는 남성이 있을까
Thomas Lawrence(1769–1830), Sarah Barrett Moulton: Pinkie(1794) 

사랑아름다운 여성을 보고 경탄하지 않는 남성이 있을까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의 일부는 이 표현에서도 가부장적인 관점이 녹아있는 남성의 폭력의 뉘앙스를 읽어낼지 모르겠지만, 아들러의 논리를 빌어볼 때, 모든 남성의 주장이 가부장적인 발로라는 관점은 그저 여러 관점 중 하나일 뿐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남성의 성에 대한 발언을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오래된 힘의 결과로 보는 관점은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따른 것이다. 반면에, 상처 받겠다고 스스로 선택한 의지와 그 상처를 부여했다고 믿는 남성의 폭력적인 힘의 행사를 언제나 변명거리로 삼아 늘 피해자의 입장에 선 채 그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나름대로의 유익을 여성 스스로 선택했다고 보는 관점은 아들러의 목적론에 의한 해석일 것이다아들러가 프로이트나 융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일반적인 현상을 반영한다. 그렇듯, 모든 피해자의 피해가 증명할 순 없지만 어쨌거나 과거에 발생했던 어떤 트라우마적인 사건 때문이라는 해석은 우리에겐 너무 익숙하다.

우린 우리도 모르게 모든 피해의 원인을 찾고 싶어한다. 그 원인을 찾아내거나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을 발견해내면 그것에 모든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모든 질타와 원망을 돌린다. 어쨌거나 어떤 희생양을 찾고자하는 건 아마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욕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의 피해를 현재의 를 바꾸어 해결해보자는 방법보단 과거에서 찾아낸 희생양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고 처단하는 방법이 훨씬 쉽기도 하다. 이는 나를 죽이는 것보단 남을 죽이는 게 쉬운 논리와도 같다. 그러나 자명한 것은 그런 원인 발견이 현재의 피해를 완전히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피해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지 원인 발견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가 과거에 발생했던 사건들의 결과일 뿐이라는, 마치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이는 결정론과 프로이트의 원인론은 맞닿아있다어찌보면 더 중요한 것은 현재의 의지다. 피해에서의 해방은 그러므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있다고 본다. 원인으로 믿거나 부분적으로 원인으로 확인된 것들이 아직 우리 주위에 버젓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러므로난 피해를 계속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피해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믿고 실천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이 부분에서는 우리에게 조금은 당돌하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아들러의 처방이 도움이 된다. 원인론이 아닌 목적론에 따른 해석. 아들러가 주장하는 목적론을 백퍼센트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프로이트의 원인론에서부터 벗어나려는 입장만 취해도 어느 정도는 해방감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서난 저 사진을 보며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와 닮은 면도 보이고 무언가 순수한 여성이란 존재의 아름다움이 내 눈엔 보였기 때문이다. 여성을 고깃덩어리로 성노리개로 보는 관점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믿는다.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천착한 사람들은 아마 절대 그럴 수 없으리라고 내게 단호하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남성이 순수하게 여성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는 없다고. 성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의지가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젠 그런 사람들의 말을 개의치 않기로 했다. 그건 그 사람들의 해석에 불과하니까. 그리고 죄가 들어오기 이전에 아담이 하와를 보고 말한 그 감탄사를 죄악이 물든 이 세상에서도, 바로 나 같은 죄인인 인간에게서도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첫 날밤을 보낼 때 벌거벗은 몸으로 다가왔던 아내의 모습에 우린 모두 성욕이 아닌 경이감을 느끼지 않았던가!

이런 면에서 사랑은 희생양도 필요없고 현재의 피해로부터의 유일하고도 완전한 해결책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없으면 프로이트의 원인론도 희생양 찾기도, 아들러의 낯선 목적론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심리학적인 해석은 해석에 불과하고 인간의 행동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준다는 도움은 줄 수 있을지라도 해결책이 되진 못할 것이다. 해결책은 난 사랑이라고 믿는다. 머리로 하는 사랑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는 사랑. 존중과 배려가 녹아있는 사랑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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