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펼쳐본 책을 꼽으라면
가장 많이 펼쳐본 책을 꼽으라면
  • 정한욱
  • 승인 2018.12.12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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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구약 개론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이 펼쳐본 책을 꼽으라면? 복음주의권 신구약 개론의 표준서이자 오랫동안 제 개인성경연구의 충실한 동반자였던 은성에서 나온 두 권의 신구약 개론서를 꼽습니다. 앤드류 힐과 존 월튼의 『구약개론』 및 D.A. 카슨과 더글라스 무 그리고 레온 모리스가 지은 『신약개론』- 와, 레이몬드 딜러드와 트렘퍼 롱맨이 지은 『최신구약개론』입니다. 그리고 두 권의 작은 신구약 개론서는 바로 카슨과 무의 『신약개론』과 딜라드와 롱맨의 『최신구약개론』을 요약한 책들입니다. 과연 단순 요약일지 조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D. A. 카슨 , 더글러스 무, 앤드류 나셀리(편집) |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IVP | 2015년
D. A. 카슨 , 더글러스 무, 앤드류 나셀리(편집) |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IVP | 2015년

카슨과 무가 쓴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은 전통적인 성경 개론의 순서에 따라 신약성경 각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기록장소·기록시기·대상·목적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후, 그 책이 오늘날 우리의 믿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말미에 부록으로 복습과 토의를 위한 질문과 더 깊은 연구를 위한 주석 목록을 덧붙입니다. 모든 결론은 복음주의권의 표준적 견해, 즉 ‘정통’ 복음주의자들이 들어 왔고 듣기 원하는 ‘모범 답안’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습니다. ‘새관점’에 대해서도 세 페이지 정도를 할애하여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종교개혁 신학의 특징을 심각하면서도 잠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는 도전을 제기한다”라는 결론에 머무릅니다.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2010년에 나온(번역판은 2015년) 이 책이 내용과 결론에서 1992년에 저자들이 쓴(은성의 번역판은 1993년) 『신약개론』과 크게 달라진 부분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며, 논란이 되는 부분마다 “반 발짝 정도 앞으로 디디려다가 바로 제자리로 돌아오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렘퍼 롱맨 3세 |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 IVP | 2015년
트렘퍼 롱맨 3세 |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 IVP | 2015년

트렘퍼 롱맨이 『최신구약개론』을 바탕으로 새로 쓴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은 구약의 각 책마다 내용을 요약하고 저술시기 및 장소와 책의 장르를 소개한 후 각 책이 복음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토론과 토의를 위한 질문 및 더 깊은 연구를 위한 자료를 부록으로 덧붙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자매편인 『손에 잡히는 신약개론』이나 보다 오래되고 보수적인 구약개론서들인 글리슨 아처의 『구약총론』및 힐과 월튼의 『구약개론』과는 다릅니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복음주의의 견해를 ‘수호’하는데만 급급하지는 않습니다. 오경의 문서가설이나 요나서의 역사성 그리고 이사야서의 저자 문제와 같이 민감하고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비평학계의 결론을 포함한 다양한 견해가 가능할 수 있다는 열린 시각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구약을 주로 ‘예언-성취’나 ‘구속사의 모형’이라는 관점에서 보려 하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위에 언급한 아처나 힐/월튼같은 과거 복음주의권 저자들의 구약개론서들보다는 확실히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간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두 권의 책은 복음주의 신앙을 고백하는 평신도들이나 주일학교 교사, 소그룹 성경공부 인도자들이 성경연구의 “간명한 약도와 정확한 나침반”으로 쓰기에 최적화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이 두 권의 개론서에 더해 『IVP 성경주석』과『IVP 성경배경주석』 그리고 좋은 성경지도와 성경사전까지 구비했다면, 본격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일은 지금 당장 이 책들과 함께 “성서 안에 있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용감하게 출항하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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