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누리는 인생
자유를 누리는 인생
  • 김병주
  • 승인 2018.12.10 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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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찬 지음, 묻다 믿다 하다, 죠이선교회, 2018년
묻다 믿다 하다 흔들리고 의심하며 믿음의 여정을 걷는 그리스도인들에게손성찬 지음 | 죠이선교회 | 2018년
손성찬 지음, 묻다 믿다 하다, 죠이선교회, 2018년

책을 읽다가 보면, 어떤 책들은 읽을 때는 감동이 되는데 기억에서 곧 사라지는 책들이 있고, 어떤 책들은 편하게 읽었는데 나중에 다시 복기하며 정리할 때 깊은 울림과 삶의 적용을 주곤 하는데 이번 주에 읽은 손성찬 목사님의 < 묻다 믿다 하다>는 후자에 속했다.

손 목사님은 신자들이 가지는 질문들을 상투적이지 않은 시야로, 그러나 무겁기보다는 밝고 경쾌한 문체로 풀어나간다. 그런데 흔들리고 의심하며 믿음의 여정을 걷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의심하지 않고 굳건한 믿음의 길을 가는 자로 자신을 착각하고 있는 나 같은 신자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절대 간단치 않다.

하나님의 음성”, “하나님의 마음을 강조하는 한 선교단체에서 훈련받았던 나는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는 것을 당연히 알고 신앙생활을 해왔다. 특별히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어떤 결정을 하나님이 기뻐하실지 고민하며 기도했었다.

돌이켜보면, 순수한 동기로 하나님의 뜻을 구한 기도는 일견 아름다운 것이었으나, 단 하나의 방법만을 하나님의 뜻으로 고집하고, 하나님이 준비해 놓은 그 정답을 찾으려 노심초사한 것은 하나님을 크게 오해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책들과 귀한 분들과의 교제를 통해 나의 편협한 시야가 하나씩 깨어지면서 얼마나 부끄럽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이 책 역시 나의 무지를 다시 깨우고, 오늘 내가 어떻게 간구하며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지 도전을 준다.

하나님의 뜻을 묻는다는 거룩한 자구 아래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고 정작 하나님의 의중과 큰 그림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부재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족집게 정답에 집착하는 우리와 달리 하나님의 뜻이 허용하는 범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광대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 손성찬 지음, 묻다 믿다 하다, 죠이선교회(2018년), 82

광야에서 방향이란 무의미합니다. 그런 면에서 광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실 정답이란 없습니다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님께 정답을 받아 내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답이신 하나님을 의존하며 그분께 이끌려 여정으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 87

쌍둥이가 대학 진학하며 모두 집을 떠난 후, 아내와 이제 인생의 2막을 생각하는 요즘, 하나님은 나를 인격적으로 대하시며, 진리 안에서 자유롭게 기쁘게 선택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시는데, 나는 크신 하나님의 뜻과는 무관하게, 특정한 길만을 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하나님은 내가 무슨 과정을 밟고, 무엇이 되는지보다는, 나의 삶 자체에 마음이 두신다. 내가 자녀이니까. 아들이니까. 나를 사랑하니까. 그 아버지 하나님은 나에게 자신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라고 하신다.

우린 효율성을 좇는 기계가 아니라 더 선한 게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즉 가치를 좇을 수 있는 영혼을 지닌 하나님 형상입니다. 가위바위보에 져도, 시험에서 좀 미끄러져도, 유재석이 아니어도 그 자체로 존엄하며 하나님께 각자의 달란트에 맞는 역할을 받았습니다. 우리 안에도 이미 빛나는 것이 있습니다. - 165

하나님은 나를 나만의 목적을 지닌 창조적 예술품으로 부르셨습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자부심입니다. 밑도 끝도 없는 긍정주의를 말함이 아니라 나를 부르신 그 아버지 하나님과 그의 열심을 믿으라는 말입니다. - 248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앞날에 대한 염려와 불안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나를 향한,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그분의 열심을 믿고 오늘의 현실을 감사하자. 믿음의 사람은 골방에서 하나님께 신비한 뜻을 계시받는 능력의 종이기보다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면서 어떤 환경에서도 감사함으로 그분의 주되심을 온전히 인정하는 자 아닐까?

이 땅에서 남은 인생의 몫은 진리 안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 자신을 속박하지 않고 내게 주신 은사와 기질을 선용하며 기쁘게 살고 싶다. 그런 선한 갈망을 주심에 감사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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