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 설교는 담임 목사의 전유물?
주일 예배 설교는 담임 목사의 전유물?
  • 김동문
  • 승인 2018.12.09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한목자교회, 주일 (3부)예배 부목사가 돌아가면서 설교 담당
선한목자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선한목자교회 설교 영상 갈무리

주일 예배 설교는 누가 맡고 있나요? 맡아야 하나요? 그런 엉뚱한 질문에, 자연스럽게 '담임 목사'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교회에서 부목사의 설교는 일 년 중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을까요? 부목사에게는 1년에 몇 번이나 설교할 기회가 주어질까요? 그것도 주일 예배 설교 순서는 몇 번이나 감당할까요?  현실은, 새벽 예배 순서도 자주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사이고 설교자인데, 설교할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자괴감을 호소하는 부목사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한 교회의 주일 예배를 참석했다고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주일 낮 예배 설교를 부목사가 돌아가면서 맡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주일 예배 설교는 담임 목사만의 고유한 영역이나 몫으로 생각합니다. 담임 목사가 부재중인 경우라도 부목사가 설교하는 경우보다 외부 강사가 그 역할을 맡곤 합니다. 교인들이 담임 목사의 설교를 더 선호한다고 말하는 담임목사도 적지 않습니다.

선한목자교회 주보
선한목자교회 주보

설교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담임 목사는 청년부, 대학부 설교까지 도맡아 하기도 합니다. 담당 부목사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부목사나 부교역자가 교회에서 설교할 기회를 얻는 경우라도 새벽 예배나 담임 목사가 마음을 덜 쓰는 예배 설교를 맡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런데 주일 예배 설교를 부목사가 돌아가면서 맡는 경우는 특별해 보입니다. 게다가 주일 예배 중에서도 11:00 예배 설교를 맡는 교회가 있습니다.

선한목자교회 누리집 갈무리
선한목자교회 누리집 갈무리

모두 4번의 예배(7:00, 1, 9:00, 2부, 11:00, 3부, 13:00, 4부 예배)를 드리는데, 그중에 3부 예배 설교가 부목사의 몫입니다. 이것 또한 특별해 보입니다. 그것은 많은 이들에게 11:00 전후한 예배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입니다. 이 교회는 부목사가 23명(협동 목사 2명 포함)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 부목사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주일 3부 예배 설교를 맡고 있습니다. 부목사마다 일 년에 3차례 정도 주일 예배 설교 차례를 맞이합니다. 담임 목사가 생색을 내려고 했다면, 1부 예배나 2부 예배 설교를 부목사에게 맡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선한목자교회 누리집 갈무리
선한목자교회 누리집 갈무리

또 특이한 점은 같은 성경 본문과 같은 주제로 설교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이 설교할 기회가 많은 담임 목사와 비교의식에 빠진다면, 부목사로서 더 긴장할지도 모릅니다. 설교 영상 조회 수를 보면 유기성 목사와 부목사는 10배 정도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담임 목사와 부목사가 같은 본문, 같은 주제로, 같으면서 다른 설교를 맡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설교는 담임목사의 전유물처럼 주장하는 담임 목사와 그렇게 받아들이는 교인이 많은 현실에, 선한목자교회의 주일 예배 설교 분담은 신선합니다. 이 교회에서 주중의 수요 예배나 새벽예배 설교는 거의 전적으로 부목사와 부교역자의 몫입니다. 정말 주일 예배 설교는 담임 목사의 전유물이어야 하는 것일까요? 담임목사 위주의 설교의 과도한 편중으로 설교의 질이 떨어지고 표절 시비에 종종 휘말리게 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이미 있는 것이 아닐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