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의 기준, 자기 자신? 아니면 하나님 앞에서?
자랑의 기준, 자기 자신? 아니면 하나님 앞에서?
  • 하창완
  • 승인 2018.11.30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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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완 목사의 큐티목소리나눔 - 고후 10:12-18

1. 고린도교회 안에서 바울의 권위에 도전하고 그를 깎아 내리는 이들의 실체(?)

그동안 고린도후서를 보면서 매우 궁금했던 점 중의 하나가 바로 바울을 비난하고 깎아내리고 권위에 대해 도전해온 사람들이 도대체 누굴까? 라는 점이었는데요, 이제 조금씩 구체적인 단서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그저 약간의 추측을 더한 것이긴 합니다만... 우선 이들이 바울을 깎아 내리는 기준이 있었는데, 앞서 추천서 논쟁이 있었잖아요? 자기들은 떡하니 누구누구의 추천서를 들고 고린도에 왔는데, 바울은 그런 것도 없지 않냐? 뭐 이렇게 공격했는데요..(고후3:1,2)

그럼 이 사람들이 들고 온 추천서는 누가 써준 것일까? 음. 우선 생각해 볼 단서는요, 고린도 전서에 따르면 그 교회 안에는 파벌이 꽤 많이 나눠져 있었잖아요?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베드로)파... 유대에서 사도들이 파송했거나 해서 온 지도자들(바울급?)이 있었고 이들이 각각 자기식대로 가르쳤기에 가능한 파벌일 것 같습니다. 특히 고후 11:5에서 “나는 저 거물급 사도들보다 조금도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바울이 이야기하는 것을 봐도 충분히 그 상황이 짐작이 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바울이 예루살렘을 처음 방문해서 사도들과 맺은 약조(사도들은 유대인들에게, 바울은 이방지역에 선교하기로 한 것, 갈3:7)과 충돌하는 것입니다. 각처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이 교회를 시작했기에 두 영역이 겹치는 것이죠. 그래서 사도들도 누군가를 파송했고, 그게 바울과 충돌한 것 같습니다.

 

2. 그들이 자기를 자랑하는 근거, 하나님의 기준으로 자기를 자랑하는 바울

당연히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누구의 추천서를 받아 왔는지를 근거로 권위를 내세웠고, 바울에게 “너는 누구의 추천서를 갖고 왔냐? 왜 너는 네게 허락된 범위를 넘어서서 무리하게 행동하냐? 여긴 우리 영역이다 라고!”라고 도전했던 것이겠죠?, 이에 대해 바울은 “고린도 성도들 너희들이 바로 우리의 추천서가 아니냐?” 라고 말했던 것이고요(고후 3:1 이하).

오늘 본문도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바울은 이들을 두고서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들, 자기를 척도로 해서 자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합니다(12절). 그들에 비해서 바울 자신은 바로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근거해서 자신을 견주어보고 평가한다고 말하죠(17절). 이 하나님이 정해주신 근거가 바울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한계치가 된다고요.

바울은 “이 ‘하나님이 주신 소명’에 따라 고린도에 복음을 최초로 전했으니, 이건 갈라디아서에서 말한 바 예루살렘협정 위반이 아니다. 내 한계치 안에 있는 적법한 일이다. 난 주제넘제 남이 한 일로 내 자랑거리를 삼으려는 게 아니다. 나와바리 침범이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는 겁니다. 더 나아가 바울은 이 하나님이 주신 소명에 근거해서 더 나아갈 꿈을 이야기합니다. 바로 고린도 교회를 통하여 그리스 전역에, 아가야 지방을 넘어서 (아마 로마까지) 복음을 전하려고 한다. 이게 하나님이 주신 내 나와바리(한계치, 소명)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결론, 진짜로 인정 받는 사람은 스스로 내세우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인정해줘야 그게 진짜지요.(18절)

그렇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알려야 된다고 배우고, 스스로 자기 권리를 주장해야하고 남들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야만 살아남는다고, 경쟁에서 이긴다고 배우고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수많은 스팩과 자격증, 졸업장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바울은 그게 아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소명이 있다. 거기에 얼마나 충실하게 따르느냐가 중요하다. 남들의 평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도전합니다.

또한 하나님 앞에서 내 삶이 한계치가 정해지는 것이고, 그걸 넘어서서 분에 넘치는 걸 가지려고 아등바등하다가는 지치고 힘들어지지요. 그렇게 되는 것이죠. 시 131편은 이런 교만함을 내려놓을 때 어미 품에 안긴 아기처럼 평화를 누릴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공동체 안에서도 누구나 하나님이 주신 은사가 있고, 거기에 맞게 섬길 때 기쁨과 상호유익이 있는 거고, 모두가 다 손의 역할을 하겠다고 덤비거나 모두가 다 눈이 되겠다고 덤비면 망하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바로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 바울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울과 경쟁하고 비교하는 마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이잖아요? 거기에 비하면, 바울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점검하고 행동하니까 남들과 비교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비교우열의 감정변화를 경험하며 사는 나와 우리 일상에서 진짜 정말 깊이 새기고 붙잡아야 하는 진리입니다.

“너는 어느 기준으로 살고 있니? 주님이 주신 기준, 그 한계치가 거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질문을 늘 나에게 하면서 사는 동안 주님이 주신 평화가 가득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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