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th Mission과 관련된 몇 가지 단상 - 김종호목사
Faith Mission과 관련된 몇 가지 단상 - 김종호목사
  • 김종호
  • 승인 2018.11.29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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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면 되는데.." - 4
이 글은 김종호 목사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실린 글(https://www.facebook.com/jonghone/posts/10218472208265283)을 옮긴 것입니다. - 편집자 주

IVF 간사가 되면서 모금을 해야 했다. 친구들, 선후배들이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이미 밝혔기에 큰 곤란 없이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후원 요청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필요 때문에 했다. 그런데 Faith Mission을 추구하는 단체들은 후원 요청을 인간에게 하지 않고,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믿음으로 선교를 한다니, 내심 열등감 같은 게 들었다. 하나님을 따르며 전적으로 헌신한다고 해놓고,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다니는 것 같은 자괴감이나 모양새 빠지는 느낌과 싸워야 했다.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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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자리에서, Faith Mission과 후원 요청을 하는 우리의 방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묻고 대답한 적이 있었다. 후원 요청이 구걸이 아니고, 뜻있는 일에 동참을 요청하는 초청이라면, 후원 요청도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중요한 사역의 하나임을 확인했고, 단체의 전통과 신앙고백에 따라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 있게 사역하는 것이라는 정리가 되었다. 어떤 방법이 더 성경적이거나 영적이거나 우월한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넓은 스펙트럼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정착된 것이니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Faith Mission을 한다는 사람이 경계할 것은 자기 필요나 기대, 상황을 슬쩍 흘리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하소연하려는 유혹일 것이다. 특히 긍휼한 마음이 넘치는 집사님, 권사님들 앞에서 그런 얘기를 흘리면 꼭 뭔가 쥐여주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 놓고 하나님이 주셨다고 고백해서는 안 된다. 심리적 조작으로 얻어낸 상술과 뭐가 다른가? 차라리 그럴 경우는 정직하게 필요를 드러내고 요청하는 게 낫다.

 

Faith Mission만이 유일한 방식인 적은 없었다.

지금도 그 방식은 다양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후원 요청을 방식을 택할 때 주의할 것은 무조건 들이대는 것 아닐까 싶다. 적극적으로 하면 반드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니, 적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런데 신뢰와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런 요청은 갑작스럽고 부담스러운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다. 차분히 기도하면서 신중하게 요청하는 것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명분만 정확하면 기꺼이 온라인으로도 기부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정직, 신뢰, 투명함, 목적과 필요에 대한 동의만 수반된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 사람도 많다. 나도 내 지갑을 그렇게 연다. 과거에 없던 소통, 홍보, 모금의 수단과 방법들이 생겨난 지금, 그 환경에 맞게 발전된 다양한 모금 방식들이 등장하고 있다.

Faith Mission만이 유일한 방식인 적은 없었다. 지금도 그 방식은 다양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Faith Mission이란 용어가 주는 폐해(다른 방식은 믿음의 부족이나 부정인 것으로 오해하게 만드는)를 생각할 때, Faith Mission이란 말을 방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태도에 적용하며 논의가 진행되는 게 바르다고 생각된다. 사실 만물의 주인이시고, 주시기도 하시고, 거둬가기도 하시는 하나님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모든 모금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 믿음에서 모든 모금 방식이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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