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나선 사울왕을 상상해보았나요? (사무엘상 11장)
전쟁에 나선 사울왕을 상상해보았나요? (사무엘상 11장)
  • 김동문
  • 승인 2017.11.1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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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속 성경 본문 다시 읽기
요단강 골짜기 지역은 동서, 남북에 따라 정도 차이가 있지만, 낮은 저지와 주변의 높은 산지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 구글 지도 갈무리
요단강 골짜기 지역은 동서, 남북에 따라 정도 차이가 있지만, 낮은 저지와 주변의 높은 산지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 구글 지도 갈무리

구약 성경을 읽다보면 수많은 군중이 동원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른바 전쟁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이 마주했던 전쟁 장면(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마주한 장면이 대부분이겠지만요)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성경 속 전쟁의 무대도, 전쟁 장소, 무기와 전쟁 방식은 달랐어도 대규모 인력이 동원된 현장일 것입니다. 성경 속 전투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전투 현장의 소리와 분위기, 풍경, 냄새를 떠올려보신 적이 있는가요?

아래와 같은 설교를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의 승리 비결이 바로 성령님임을 언급하는 좋은 설교입니다. 그렇지만, 아쉽습니다. 설교자는 제시 본문 속 전쟁에 대해, 전쟁 장면과 사울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그 생생한 이야기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설교 다시 듣기

오늘 본문 말씀은 이 암몬 왕 나하스가 이제 이스라엘 지경 이 길르앗 야베스 지역을 침공합니다. 이 야베스 지역은 너무나 사람들이 약하기 때문에, 도무지 암몬을 이길 그런 힘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 우리가 항복하겠다고 그러니까, ‘너희들의 오른 눈을 다 뽑아버려야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다그런단 말이에요. 그래서 너무나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됩니다. 일주일만 기간을 달라고 부탁하고, 모든 이스라엘 지파에게 이 소식을 전합니다. 그때 당시 아 이제 이 사울왕은 아 그때 왕이 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란 말이지요. 그래 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이 소식이 들려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울면서 통곡하면서 이 두려움과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거에요.

아 근데 이 소식을 들었던 이 사울 왕이 성령 충만함을 받게 됩니다. 이 성령 충만함을 받고 그 다음에 그 자기가 몰던 소를 잡아서 각을 떠서 이 소 고기 덩어리를 각 지파에다가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백성들을 이 전쟁에 에, 소집을 하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성령님이 강력하게 역사하니까 이 백성들이 하나같이 몰려오기 시작하는데, 33만 명이 몰려옵니다. 그러면서 이 사울은 이제 이 군사들을 데리고 암몬과 싸워서 아주 크게 승리하게 되어 집니다. 이 백성들이 너무나 기뻐서 이제 길갈에 모여서 이 사울을 진심으로 왕으로 추대를 하는 거지요. 그러면서 감사 제사를 드리는 내용이 오늘 이 본문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정말 우리가 어떠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만나도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을 만날 때도 성령님이 역사하시면 승리할 수 있는 줄로 믿습니다. 바로 오늘 이 본문의 이 내용의 주제가 뭐냐면 영적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이 비결이 전혀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가졌을 때 하나님의 신 거룩한 성령이 임하시니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니까 승리하게 된 것을 이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만나 그 문제 가운데서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 너무 많이 있어요. 어떤 면에서 보면 내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하나님이 해결해주셔야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령님께서 간섭하시고 개입하시면 그 어떤 문제도 어 풀어지고 해결될 수 있음을 오늘 이 본문 말씀은 우리에게 잘 교훈을 해주고 있습니다.

 

성경 다시 읽기

성경 본문은 독자인 우리에게 그때 그 자리로 다가오라고 초청합니다. 본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수고가 필요합니다. 그 몇 가지 번거로울 수 있는 작업과 질문을 떠올려 봅니다. 성경은 사울()의 직업이 농사짓는 농부인 듯 묘사하고 있습니다. 두 마리(한 겨리, 11:7)를 함께 멍에로 묶어서 밭을 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그것도 두 마리 소로 밭을 갈고 있는 것을 보면, 집안 형편이 괜찮은 것으로 보입니다. 밭도 그 규모가 컸을 것입니다. 사실 여러 마리의 나귀, 암나귀를 소유한 사울의 집안(9:3)은 부잣집이었습니다.

사울은 두 마리의 소를 잡았습니다. 혼자서 잡았을까요? 얼마의 시간이 걸렸을까요? 일반적으로 성인 소 한 마리의 무게가 평균 600킬로그램이 넘기에, 식용 가능한 부위만도 550킬로가 됩니다. 두 마리면 거의 1,100킬로그램에 이릅니다. 소를 잡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원되어 잡았을까요? 그 잡은 소(고기)12 토막으로 나눴다면, 그 무게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90~100킬로그램이나 되는 소기기를 챙겨서 각 지파를 찾아가는 전령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어떤 느낌이 다가오는지요? 비닐봉지가 없었기에, 헝겊에 싸거나 종려나무 잎사귀나 올리브 나뭇가지 등으로 만든 바구니에 담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사울의 고향으로 알려진 기브아 지역 전경이다.
사울의 고향으로 알려진 기브아 지역 전경이다.

이제는 설교 속 성경 본문이 바탕에 깔고 있는 그 장소를 살펴봅니다. 이 장소는 어디에 있으며 어떤 특징이 있는 장소일까요? 성경 본문에 여러 장소가 나오면, 성경읽기나 설교하기를 담당하는 이들은, 최소한 자기가 말하는 장소가 어디에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적인 성의라고 생각합니다.

길르앗 야베스는 요단강 동쪽, 그릿 시내 하류에 닿아있다. ⓒ 구글 지도 갈무리
길르앗 야베스는 요단강 동쪽, 그릿 시내 하류에 닿아있다. ⓒ 구글 지도 갈무리

암몬 왕국 군대와 이스라엘 연합군은 어디서 어떻게 전선을 형성하고 있었을까요? 요단강 서쪽은 이스라엘 연합군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추정 지역은 아래의 구글 위성지도에서 추정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날의 요르단 북부 요단강 골짜기 동쪽, 그릿 시냇가 하류에 가까운 곳에 길르앗 야베스(Jabesh-Gilead, 오늘날의 Tell al-Maqlub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 지명을 직접 이용하여 구글 지도를 검색하면 그 위치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고학에서 추정 또는 확정한 현재의 지명으로 찾아야 합니다. 길르앗 야베스는 Jabesh-Gilead으로도 표기하고, 오늘날의 Tell al-Maqlub 주변 지역으로 볼 수 있습니아. 이 장소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근교의 기브아(사울)과 전투 현장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브아는 Gibeah로 적고 있으며, 오늘날 Tell el-Ful 과 그 주변 지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암몬 왕국 군대는 길르앗 야베스에 맞서 진을 쳤습니다. 암몬 왕국에서 길르앗 야베스로 이동하는 동선을 짚어보시기 바랍니다. 길르앗 야베스는 그릿 시내(Wadi el Yabes) 위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그릿 시내는 엘리야의 고향 마을인 디셉(Tishbe, 오늘날의 Tell Mar Elias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부터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느 지점쯤 되었을까요? 구글 지도에서 어디쯤 자리 잡고 있었을까요? 그 위치를 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구글 지도를 이용하여 오늘날의 잘 닦인 길을 기준으로 한 이동 거리를 표시해보았습니다. 암몬 왕국의 수도였던 랍바 암몬 성에서 길르앗 야베스 지역까지의 접근 경로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스라엘 연합군과 길르앗 야베스 주민 그리고 암몬 왕국 군대의 질러대는 소리는 서로에게 어느 정도 분명하게 들렸을까요? 당연히 들렸을 것입니다. 그것은 요르단 골짜기가 낮은 저지대와 그 좌우로 조금 높은 산지로 구성되어 있어, 소리 울림 현상이 가능한 것도 그 이유가 됩니다. 해가 들 때 길르앗 야베스를 비롯한 길르앗 산지는 어떤 풍경으로 다가왔을까요? 이스라엘 연합군이 2 3개조로 암몬 왕국 군대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로로 공격하였을까요? 구글 지도를 사용하여 추측해보시기 바랍니다. 성경 사건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빚어진 사건을 담고 있습니다.

 

설교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성경 본문 속 현장에 대해 최소한 감을 잡을 정도로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 본문이 언급하고 있는 사물의 경우도 최소한 그 이미지라도 확인하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그 깨달음이나 정보를 설교에 직접 사용하고 안하고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좋은 내용의 설교라고 하여도 설교자가 제시한 본문과 밀접하게 관계없는 내용이라면, 왜 그 특정 성경 본문을 제시하는 것인지 아쉽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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