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으로 요셉사건 다시읽기
옷차림으로 요셉사건 다시읽기
  • 김동문
  • 승인 2017.11.15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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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남자들은 달랑 치마만 입었다!
고대 이집트 귀족과 평민의 옷차림
고대 이집트 귀족과 평민의 옷차림. 기원전 12세기 초 고대 이집트 왕실 관리 Inherkhau의 무덤 벽화중

우리는 창세기 39장을 본문으로 한 이런 설교를 접합니다. 자연스럽고 익숙한 설교이고, 가르침입니다.

요셉은 그녀가 붙잡는 옷을 그냥 버려두고, 밖으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아예 유혹이 없는 곳으로 피한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일들을 끊으십시오. 잘못된 성적인 유혹뿐만 아니라 돈의 유혹, 직장에서 경험하는 잘못된 직분의 유혹 등은 거절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그 자리를 피하십시오. 그래도 여전히 그 유혹이 반복된다면 그것을 떠나야 합니다. 도망치는 것입니다. - A교회 K 목사의 설교 중

창세기를 읽으면서 우리들은 그 시대의 고대 이집트 각 계층 사람들의 옷차림새를 떠올린 적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마주하면서도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옷차림새에 대해서도 물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옷차림을 바탕으로 하여 창세기 39장에 담긴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 구설수 내러티브를 다시 읽어봅니다.

그러할 때에 요셉이 그의 일을 하러 그 집에 들어갔더니 그 집 사람들은 하나도 거기에 없었더라. 그 여인이 그의 옷을 잡고 이르되, "나와 동침하자." 그러나 요셉이 자기의 옷을 그 여인의 손에 버려두고 밖으로 나가매, 그 여인이 요셉이 그의 옷을 자기 손에 버려두고 도망하여 나감을 보고, 그 여인의 집 사람들을 불러서 그들에게 이르되, "보라, 주인이 히브리 사람을 우리에게 데려다가 우리를 희롱하게 하는도다. 그가 나와 동침하고자 내게로 들어오므로 내가 크게 소리 질렀더니..."(39:11-13)

이 본문을 떠올리면서 요셉이 위, 아래 제법 갖춰 입은 것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리고 요셉이 도망치면서 웃옷을 보디발의 아내에게 빼앗겼다고 상상할 것입니다. 우리의 상상은 잘못된 추측일 뿐입니다. 어떤 상황이었을까요?

고대 이집트인들이 타작을 하고 있다. 기원전 15세기 말, 고대 이집트의 왕실 서기관이었던 멘나(Menna)의 무덤 벽화 중에서
고대 이집트인들이 타작을 하고 있다. 기원전 15세기 말, 고대 이집트의 왕실 서기관이었던 멘나(Menna)의 무덤 벽화 중에서

이것을 바로 이해하려면 고대 이집트인들의 옷차림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사뭇 다른 옷차림을 하고 있었습니다. 위의 그림에 담긴 것처럼, 이집트에서 평상복에는 그의 사회적 지위와 계급, 상황에 따라 다른 옷차림을 했습니다. 옷의 재질은 아마포로 만든 것을 일반적으로 입었습니다. 그런데 하층민들, 종들, 군인들의 복장은 비슷했습니다. 그것은 허리를 묶는 앞치마 정도에 해당하는 옷을 입고 웃통은 벗고 있는 모습입니다. 별다른 속 옷 문화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남성, 여성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본문을 다시 읽어보면 어떤 느낌이 다가오나요?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의 옷을 어떻게 잡아 당겼을까요? 그 순간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요셉은 어떤 차림으로 도망을 쳤을까요? 달랑 앞치마 같은 옷을 걸치고 있던 요셉은 벌거벗겨진 모습으로 보디발의 아내가 있던 방으로부터 도망치지 않았을까요?

성경 본문을 마주하면. 우선적으로 내러티브가 제시하고 있는 시간, 공간 속으로 여행을 하여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본문에 대한 역사적, 신학적, 문법적, 문예적 해석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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