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도덕적인 신앙이 아니라 위선이다
문제는 도덕적인 신앙이 아니라 위선이다
  • 노활석
  • 승인 2018.11.15 22: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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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여리고 가는 길, 포이에마, 2017
팀 켈러, 여리고 가는 길, 포이에마,
팀 켈러, 여리고 가는 길, 포이에마, 2017

율법주의자들의 문제는, 선행이 없고 도덕이 없어서였다.

팀 켈러의 여리고 가는 길을 읽고 있다. 그런데 짜증이 밀려왔다. 켈러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해석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이 이야기가 행위 구원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결코 도덕적 선행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라고 애써 열심히 변증한다.

내가 짜증이 난 이유는, 성경이 관심을 가지는 내용이 아닌 것에 애써 관심을 가지고, 힘써 변호하려는 모습이 답답해서였다. 애초에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변증을 하려는 노력을 보고 있노라면 좋은 머리를 왜 이런데 쓰나 싶다.

예수님의 비판을 받는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바울의 비판을 받는 율법주의자들은 애초에 도덕주의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진짜 문제는 도덕적인 선행으로 구원을 이루고자 함이 아니라, 오히려 선행이 없고 도덕이 없어서였다. 그들은 종교적인 의례와 신념을 가지고 도덕과 선행을 갉아 먹는 사람이었다. 사람과 사회에 생명력을 불어넣지 못하는 체제를 구축함으로 사람들을 오히려 못살게 굴었기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위선적인 신앙이 문제였던 것이지, 그들이 가진 도덕적인 신앙이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도덕이 아니라 위선이고, 색안경을 끼지 않고 그냥 성경을 천천히 읽어보기만 해도 이는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매번 문제를 이렇게 끌고 와서 쓸데없는 논증을 벌이고 있나 싶다. 이런 쓸데없는 논쟁에 힘을 쏟지 않는 것만으로도 기독교 신앙이 진일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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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수 2018-11-16 14:09:25
날카로운 지적이시네요
집에 있는 팀켈러 책을 읽어 봐야겠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