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적극적 여성주의자, 교회는 적극적 남성주의?
예수는 적극적 여성주의자, 교회는 적극적 남성주의?
  • 김동문
  • 승인 2017.10.31 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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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페미니스트였다."(신앙과지성사, 2017)
레너드 스위들러, "예수는 페미니스트였다."(신앙과지성사, 2017)
레너드 스위들러, "예수는 페미니스트였다."(신앙과지성사, 2017)

예수와 여성, 교회와 여성, 한국 기독교인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어떻게 보아야할까? 한국교회에서는 여성도 배려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수준조차 여성을 존중하는 상식 있는 남성 한국 기독교인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여성은 남자에 의해 배려 받아야할 존재? 왜? 남자는 여자의 머리이기 때문에?

여전히 가부장제의 질서가 크게 자리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여성 페미니즘 대화 속에 이 책 저자의 고민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예수님은 소외된 계층(class)에 초점을 맞추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개인에게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이는 여자 남자, 각 개인이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영원한 가치를 지녔다는 선포입니다!“

한국 교회의 지배적 남자 목사들과 남자 교인들이 너무 많이 듣고 읽으면서도 놓치고 있는 성경의 선언,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언은 그렇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다.’.

여자들은 보조적 위치, 남자의 보호와 배려를 받는 위치에 놓여있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그 고정관념을 저자는 다시 건드린다. 겨우 여성 총대 몇 명을 교단 총회에 참석시키는 결정조차 뛰어난 진전으로 위로하여야 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흔들림 없는 남아선호, 남존여비, 가부장제 질서와 유사함을 느끼게 하는 한국 교회의 주류적 생각은 버겁다.

“예수와 초대 교회가 여성에게 우호적이었다. 여성이 기독교 신앙과 공동체를 세우고 지키는 데 사도적(apostolic) 역할을 수행했다. 즉 예수가 적극적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였다”

이 저자는 한 걸음 더 나가서 아래와 같은 네 가지의 결론을 주장한다.

1. 예수는 페미니스트(여성주의)였다. 그리고 추측건대 제자들 또한 그의 뜻을 따랐을 것이다.
2. 예수는 이혼과 재혼을 금기시하지 않았다.
3. 누가복음과 제사복음서의 원형 사본들이 사실은 여성에 의해 기록되었을 것이다.
4. 여성들에 의해 모아지고 전해진 예수의 가르침과 삶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기독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저자는 레너드 스위들러(Leonard J. Swidler, 88)이다. 그는 최근 한국어로 번역 출판된 그의 책 <예수는 페미니스트였다>(Jesus was a Feminist) : 복음이 증거하는 혁명적 관점(What the Gospels Reveal about His Revolutionary Perspective)(신앙과지성사, 2017년)에서 이 네 가지의 주장과 결론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할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예수아 메시야' 를 기억하여야 할 이유도 이 책 전반에 깔려있다. 처음 나는 이 책에서 예수를 대신하여 표기하고 있는 예수아 라는 표기가 불편했다. 사실 지나친 친 이스라엘, 친유대주의 경향을 가진 기독교인들도 그렇게 예수를 지칭하고 있는 것으로 인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수아(메시야)로 부르는 고백 안에 예수 그리스도로만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그 표현과 고백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서양의 잘생긴 유럽인 정도로 예수를 생각하는 절대 다수의 기독교인들의 일상적 오해와 착각을 저자는 맞서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고민 속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남녀 평등의 관점으로 여성을 대하고 가르친 그의 모습과 메시지가 자신의 양성공유적 삶(androgynous lifestyle)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것은 ‘예수아가 육체적으로 남녀 모두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특징을 균형되게 가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남자 예수가 여자를 배려했다는 식의 신사도를 넘어서는 것이 참다운 예수따라가기인 것이다. 여성주의는 노골적이거나 은근한, 부드럽거나 거친 가부장제 의식에 쩔어있는 남자들이 베푸는 호의와 시혜가 아니다.

남자의 보조적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하나님의 뜻과 질서라고 흔들림없는 믿음과 삶을 살아가는 그 수많은 한국교회의 여성들이 있다. 이 책 저자의 고민을 통해 그 굳건한 믿음이 흔들릴 기회를 누리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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