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형상으로 대하기
하나님의 형상으로 대하기
  • 이진영
  • 승인 2018.07.04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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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앤드코리안>에서 옮겨왔습니다.

요즘 우리 교회 남자 성도님들의 예배 후 식탁 교제 자리에 함께하자면 심심찮게 정치 얘기가 반찬거리로 등장하곤 합니다. 대화에 끼어들어 이쪽저쪽 이야기들을 거들다 보면, 정치적인 견해가 서로 다른 분들도 있거니와, 정치에 대한 얘기를 공공연히 나누는 것 자체가 그리 반갑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분들은 아예 교회에서는 정치나 사회/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하지 말아야 하고 대신 경건하고 은혜로운 이야기들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물론 누군가의 처지를 대변하거나 편들지 않지만, 과연 교회에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을 도무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유로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건과 은혜의 외연에는 과연 정치 사회적 이슈들은 포함되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사실 저를 포함한 여염 성도들의 정치 사회에 대한 견해라면 그리 전문적이지도 않을뿐더러 균형감각이 있을 리도 만무합니다. 그 탓에 정치적 이슈가 갑론을박이 되면 간혹 서로 간에 불편한 마음이 내비쳐지기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입장의 다름에만 갈등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서로의 견해의 차이가 충돌하면 갈등이 빚어지는 게 상례이지만 그렇다고 생각의 차이가 늘 갈등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요. 교회 안에도 여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로 타인의 다른 입장을 대할 때나 자신의 반대 의견을 개진할 때나 늘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만연한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말과 개념보다 더 확연한 이유를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그저 인간이기에 존엄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하나님이 존귀하고 존엄한 형상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그 하나님의 형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복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1:27-28). “하나님의 형상의 의미의 외연을 정의 내리기보다는 하나님의 형상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그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남자와 여자라는 다름의 전형으로 둘째는 그 다름의 존재들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연합하여 모든 사물을 다스림으로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교회 안에서도 다름이 서로의 하나님 형상됨을 존중함을 통해 연합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연합 안에서 삶의 모든 형편과 요소들을 복음의 능력으로 가지런히 다스려져야 합니다.

말하자면 창조의 그 첫날부터 인간의 삶이란 다름의 현실이고, 필연적인 다름의 연합을 통해 하나님적 다스림을 실현해 내도록 요구되었던 것입니다. 사람의 내적 본질과 사명은 원래부터 정치적 활동을 통해 성취되도록 지음 받았다는 말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는 유일한 곳이라면 (물론 여기서 제가 말한 교회란 제도권 교회에 국한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다름연합다스림에 대해 복음적인 기준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곳 역시 교회입니다. 결국 교회에서는 정치,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는 말은 창조질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소통에의 의지아닐까요?

창조 자체가 하나님께서 세상을 향해 소통하신 사건입니다. 하나님 안에만 있는 신적 공동체(성부, 성자, 성령)의 연합을 이 세상과 사람에게 보여주신 일입니다. 또한 이 신적 연합의 아름다움을 그 대리자인 인간의 연합을 통해 온 땅에 가득하게 하라는 정치적인 명령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죄로 인하여 타락했고, 그 타락은 이성과 정서와 판단력과 실천능력 등의 전 영역에 치명적인 왜곡과 뒤틀림을 일으켰습니다. 죄는 관계를 단절시켜 우리의 다름연합될 수 없게 합니다. “연합되지 못하면 온전한 다스림을 이뤄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죄의 영향을 무효로 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왜곡된 인간의 삶을 뿌리부터 변화시키는 은혜 말입니다. 오직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를 통해서만 하나님의 형상은 이 다름연합으로, “연합다스림으로 꽃피워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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