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근동의 세계관으로 창세기를 읽는다는 것은…
고대 근동의 세계관으로 창세기를 읽는다는 것은…
  • 김동문
  • 승인 2018.07.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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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 / 존 H 월튼 지음 / 김광남 옮김 / 새물결플러스 펴냄
▲ "아담과 하와의 잃어버린 세계. 이 책은 새로운 형태의 전도용 책자 같다."
* 이 글은. <복음과상황> 독자 서평에 실린 글입니다.

 

모처럼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책읽기 전문가가 아님에도 막힘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번역도 깔끔했다. 어떤 전제도 선입견도 없이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 고대 근동에 살던 이들이 느꼈을 창세기 이해에 관심이 많은 나는, 저자의 앞서 나간 발걸음을 마주하는 기쁨이 적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창조과학을 좇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현대적 개념이나 교리적 해석을 성서 본문에 집어넣고 읽는 것에 익숙하다. 창세기가 고대 문서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대 세계로부터 새롭게 깨달은 정보와 현대 과학에 의한 새로운 통찰을 힘입어야 한다. 이 과정은 고대인들이 어떻게 사고했는지, 그들의 소통의 근간을 이루던 개념이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는 수고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성경 창세기를 화자의 의도와 청중이 가졌던 역사, 문화, 언어 그리고 그들의 동시대적 삶의 공유를 바탕으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창세기를 고대 근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대 문서로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수메르, 바벨로니아, 이집트 등 고대 근동의 신화와 문서,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창세기 세 장에 대한 주요한 개념을 다시 풀고 있다. 예를 들면, 창조를 무에서의 유로의 물질의 기원이 아닌 질서와 기능과 역할 부여로 풀이한다. 물질의 부재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의 부재를 해결하는 것이었다고 소개한다.

아담과 하와를 역사적 존재로 받아들여도 그를 최초의 인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하나님의 형상’ ‘안식’ ‘성소’ ‘좋다’ ‘흙으로 짓다’ ‘갈빗대로 만들다’ ‘에덴동산등에 대한 저자의 풀이는 적지 않은 독자들에게 크고 작은 충격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아담은 조력자인 동시에 하와와 함께 성소에서 섬기는 제사장으로 임명되었다” “동산은 성소를 위한 고대 근동의 모티브이며, 나무는 생명과 지혜의 근원인 신과 관련된다21개의 명제만 제대로 기억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저자가 성서가 과학의 문제들에 침묵하고 있다는 단순한 지적에 공감한다. 성서는 지구의 나이와 관련해서 어떤 주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성서를 과학적 계시를 제공하는 책으로 읽는 것에 익숙한 이들이 떠오른다. 성경과 과학이 갈등하고 있는 것처럼, 성경이 말하는 바를 잘못 대변하고 있는 한국교회 현실이 다가온다. 창조과학의 주장만이 성경적인 해석인양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많은 지금, 충실한 성경 읽기가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창세기와 구약 성경이 생각보다 재미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책은 새로운 형태의 전도용 책자 같다. 생동감 있는 창세기 읽기의 지침서와도 같다. 책의 요약 판을 만들면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유익할 것 같다. 창조과학()이 가장 성경적이고 과학적이라고 확신하는 이들, 창세기의 처음 세 장이 고대 근동 신화와 다르지 않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이들, 반지성주의 경향의 기독교()로 인해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충격과 도전이 될 것 같다. , 우리가 잃어버린 아담과 하와의 세계, 창세기의 자리를 되돌려놓는 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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