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길을 잃어버렸는지 알지 못하는 나와 같은 이에게
어디에서 길을 잃어버렸는지 알지 못하는 나와 같은 이에게
  • Huuka Kim
  • 승인 2018.07.01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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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워드, 신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 비아, 2018년
키스 워드, 신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 비아, 2018년

 

신이시여 !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할 때,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아우구스티누스. p. 86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 못때지기로 했어."

친구는 "못때지면 안대안대. 내가 못때져봤었는데 내 맘만 불편해지더라고."

난 다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 나라도 시러." 친구는 웃으며 "하나님께 삐져 있구만!"

난 강하게 말했지. "아니 하나님께 성내고 있는거야."

친구는 "성내봤자드만 그분 꼼짝도 안하셨어. 나한테."

 

하나님이 낯설다. 그분으로 살아온 세월이 무색해질 만큼 하나님이 낯설다. 내가 그렇게 사랑한다고 고백해 온 분. 나는 누구를 사랑한 것이며 내가 사랑한 것은 무엇일까? 그 옛날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처럼 그분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나는 과연 무엇을 사랑한 것일까? 그분의 의미를 상실해가는 내가 지금도 그분을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키스 워드는 "신"이란 책을 통해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신은 누구인가? 혹은 무엇인가? 우주는 어떻게 신을 가리키는가? 신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 의 3가지 물음을 통해 우리들에게 신의 존재와 의미에 접근시킨다.

"신은 무한한 실재입니다. 무한한 실재는 인간 언어로 정확하게 묘사할 수 없지만 유한한 사물. 사건을 통해 표현되며 모든 유한한 사물 너머에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합니다." p.25

유한한 사람의 지식으로 신을 그려내고 표현하는 것. 한계를 짓는 것에 경종을 울리면서 그 무한한 실재가 유한한 우리들의 삶을 통해 드러난다는 것, 우리 안에 존재하며 우리의 삶을 통치하고 계시는 분이심을 나타낸다. 나와 상관없는 분이 아니라 내 내밀한 삶을 인도하시며 나를 통하여 자신의 실재를 드러내시고자 원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우리들에게 말해준다.

"신은 만물의 궁극적인 원천으로서 "아버지"라 할 수 있습니다. 신은 만물을 존재하게 하고 존재 의미와 원인을 설명하기에 전지전능합니다. 궁극적 원인인 신은 자신이 명령하지 않는 한 어떤 식으로도 변화 수정되거나 방해받을 수 없습니다. 만물에 대한 신의 힘은 한계를 모릅니다. 신이 만든 사물들을 통해 드러나는 신의 지혜는 숨이 멎을 만큼 경이롭습니다. 영원한 신의 무한한 힘과 지혜를 깨달을 때 예배는 시작됩니다." p.49

한계를 모르시는 그분이 내 아버지시다. 그런데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에 벽을 느끼고 절망하고 있는 것일까? 아버지의 전지전능하심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신뢰부족에서 오는 것. 아버지보다 이 세상이 더 크게 느껴지고 유한이 무한을 해석하는 역리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버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함으로 예배는 점점 가벼워질 수밖에 없으며 가치를 잃어가고 생명력을 상실하는 오늘의 예배. 아버지는 설명이 충분하다. 이해하지 못함은 나의 유한함이다. 무한이 유한을 품는 것이지 유한이 무한을 품는 것이 아님에도 나에게 해석되어지길 원하는 것들. 교만함이 부르는 무지다.

“신의 목적은 외부 존재에 의해 임의로 이 세계에 부과된 계획이 아니라 세계 자체의 내적방향이며 목표입니다.” p. 70

“오늘날 신을 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을 말하는 인간이 발 딛고 있는 자리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p.76

하나님이 예수가 텍스트가 되어버렸다. 내가 발 딛고 있는 자리의 삶의 고통에 짓눌려 그분을 경험함을 잊어버렸고 그 망각은 하나님과 예수를 텍스트와 시켜버렸다. 내가 사랑한 하나님. 내가 사랑하는 예수. 나는 과연 무엇을 사랑하는 것인가? 그분의 존재자체? 아니면 그분으로 인하여 누리게 된 모든 결과였던가?

“신은 행복, 창조적 자유, 지식과 지혜, 사랑과 같은 가치 있는 삶을 추동하는 근원적 힘이다. 키스 워드의 논의를 충실히 따라간다면, 그리스도인들은 그동안 자신이 인간의 욕망이나 유한한 사유라는 잘못된 토대 위에 신을 믿어 온 것은 아닌지를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p.74

어디에서부터 하나님의 이름이 낯설어 진 것일까? 내가 욕망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나? 하나님나라를 꿈꾼다는 나의 삶은, 나의 욕망과 나의 편협한 사고의 체계안에서 왜곡된 하나님을 찾고 갈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다시금 나의 삶의 자리를 점검해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깨닫게 된다.

어디에서 길을 잃어버렸는지 알지 못하는 나와 같은 이에게, 다시금 시작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 그 책이 바로 키스 워드의 “신”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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